[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이연선] 지난 2018년 3월 14일 21세기를 대표하는 우주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76세로 삶을 마감했다. 그는 블랙홀을 이해하기 위해 양자 물리학과 상대성 이론을 부분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두 이론을 결합시켰다. 

그 결과 블랙홀의 특성이 빛을 포함한 모든 물체를 삼켜 버리는 동시에 복사에너지를 방출한다는 ‘호킹 복사’이론을 도출해 우주의 기원인 빅뱅을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단서를 제시했다. 그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인 호킹 복사이론은 어떤 내용일까?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는 스티븐 호킹이 주장한 양자 중력 이론의 하나로 블랙홀이 방출하는 열복사선을 말한다. 블랙홀이란 거대한 중력장으로 인해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으로 둘러싸인 시공간 영역이다. 기존의 블랙홀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만 하는 존재였을 뿐이다. 하지만 호킹 박사는 양자 역학 이론을 통해 기존 블랙홀이 빨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방출하기도 하는 존재라고 주장했다.

양자 역학 이론에 따르면 진공에서는 양성자와 반양성자가 끊임없이 탄생과 소멸을 반복한다. 이들은 생성되자마자 서로에게 이끌려 붙어버리고 곧 폭발하여 소멸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양자 요동이라 하며 이는 10 초에 불과해 관측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양자 요동이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에서 발생할 경우에는 이 과정에 변화가 생긴다. 이들은 서로 생성됨과 동시에 서로 결합하며 소멸을 해야 하는데, 블랙홀이 반양성자를 빨아들이면 합쳐서 소멸해야 할 상대를 잃은 양성자는 갈 곳을 잃어 방황을 하다 블랙홀 바깥으로 탈출하게 된다. 이는 빛으로 표현이 되며 블랙홀의 외부에서 보면 양성자를 방출하는 모양새가 되므로 이 양성자를 ‘호킹 복사’라 한다.

또한 블랙홀은 반양성자를 흡수하고 양성자를 방출하는 만큼 에너지보존법칙에 따라 블랙홀은 언젠가 소멸된다는 것도 증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호킹 박사는 블랙홀이 입자를 방출하다 소멸해 버리고 이때 블랙홀이 빨아들인 물질의 정보는 나오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그러나 입자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흡수되거나 붕괴되어도 정보가 소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양자역학의 기본 원리에는 반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논쟁이 되어 왔다.

그러다 2004년 호킹 박사는 자신의 이론의 오류를 인정하고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정보가 방출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해 과학계를 놀라게 했다. 또한 2015년에는 블랙홀에 물체가 빨려 들어갈 때 물체의 정보(양성자 수 등 물리량)는 블랙홀 내부가 아니라 블랙홀의 경계선인 사건의 지평선에 저장되며 호킹 복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입자와 함께 방출된다고 주장했다.

호킹 복사이론은 일부의 오류에 대한 논쟁이 있었고 호킹 박사 역시 이를 인정하기는 했지만 그 근본적인 원리 자체는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에 근간하여 더 많은 연구들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다.

호킹 박사는 세상을 떠나고 이제 없지만 호킹 복사 이론이 진짜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밝히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 되었다. 한없이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우주. 그 비밀은 언제쯤 한 귀퉁이라도 밝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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