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 디자인 김미양] 출생 계절이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까? 이에는 많은 가설들이 있는데, 특히 봄에 태어난 아이는 조현병, 우울증, 조울증, 자폐증 등의 정신질환과 천식, 다발성 경화증 등과 같은 질병 위험이 다른 계절에 태어난 아이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왜 이런 연구결과들이 나타나는 것일까.

가장 공통적인 이유로 꼽히는 것이 ‘햇빛’이다. 햇빛 비타민은 발달 과정에서 수천 개의 유전자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엄마가 임신 중 얼마큼의 햇빛에 노출 되었냐가 생후 질병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특히 임신 중기인 4~7개월은 태아의 뇌와 각종 장기가 발달하는 시기로 햇빛을 받는 것은 태아 성장에 중요하다. 임신 4개월에는 아이 대뇌 피질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엄마의 감정이 많이 전달되고 임신 5개월이 되면 태아의 뇌는 80% 이상 발달하게 된다.

그런데 봄에 태어난 아이들은 이 시기를 겨울에 나게 된다. 상대적으로 일조량이 적은 겨울에 이 시기를 보낸 엄마들은 햇빛으로부터 비타민D를 충분히 합성하지 못하고 이것이 태아 뇌 성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입장이다. 실제 호주 연구진이 덴마크에서 1981년부터 2005년 사이에 태어난 아이 800여 명을 조사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비타민D 부족이 조현병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나타났다. 또한 2012년 영국의 연구진은 5월에 태어난 아기가 11월생 아기보다 탯줄 혈액의 비타민D 수치가 20%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햇빛이 부족한 북반구에서는 이 경향이 좀 더 두드러진다고 하는데 스코틀랜드에서는 4월생이 11월생 아기보다 50%나 더 다발성 경화증 발병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같은 위도인 노르웨이에서 태어난 4월생에서는 드물게 나타나는데 이는 노르웨이인들이 비타민D가 풍부한 기름진 생선을 먹기 때문일 것이라고 옥스퍼드 대학의 계절과 건강 전문가 조지 에버 교수가 주장했다.

한편, 미국 신시네티 정신분석연구소의 폴 슈바르츠 박사는 쥐 실험 결과를 종합해본 결과 조현병과의 관계는 비타민D가 아닌 햇빛 그 자체라는 연구 결과를 내기도 했다. 낮에 산모가 햇빛을 적게 쬐면 심장박동 일주기 진폭이 작아지면서 밤에 산모의 혈장에 녹아있는 멜라토닌 농도가 줄어들게 된다. 멜라토닌은 태아 뇌 속 해마의 신경조직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결국 멜라토닌의 감소는 태아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폴 슈바르츠 박사는 산모들이 낮 시간에 햇빛을 충분히 쬐는 것이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보다 좋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들은 모두 가설일 뿐 명확한 것은 없으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태아는 햇빛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엄마와 아빠는 뱃속 아이를 위해 일조량이 적은 겨울철에도 충분한 영양섭취와 일광욕을 통해 출생과 임신 시점과 상관없이 건강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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