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우리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기. 그러나 지금과 같이 끝없이 생산만 한다면 언젠가 그 한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여기 생산보다 절약을 통해 전기를 만들어 내는 새로운 해결책, ‘네가와트’가 있다.

‘네가와트’란 전력 단위인 메가와트(Megawatt)와 부정적인, 소극적인이라는 의미의 네거티브(Negative)가 합쳐진 단어다. 즉, 새롭게 전기를 생산하는 대신 공장, 빌딩 등의 시설에서 전기를 절약하는 것을 말한다. 

[출처_Pixabay]

네가와트는 1989년 국제학회에서 미국의 환경과학자 아모리 로빈스에 의해 처음 사용됐는데, 그는 새로운 발전소를 세워 공급을 늘리는 기존의 방식 대신 정확한 수요 관리와 에너지 관리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자고 주장했다.

전력의 특성상, 전력사용은 사용량이 높은 시간대와 낮은 시간대에서 차이를 보이고 계속된 전력생산은 잉여에너지를 만들게 되는데, 네가와트는 에너지 수요를 관리하고 잉여에너지를 그대로 낭비하지 않는 등 효율적인 에너지관리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최근 여러 환경문제와 기존 에너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관리를 중심으로 하는 네가와트 시장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네가와트 시장은 빌딩이나 공장, 대형 마트 등의 전력소비자가 중개업체(수요관리사업자)와 기존의 전력 사용량보다 적게 사용하기로 계약하고, 중개업체에서 이들이 절약한 전기를 모아 판매하는 구조다.

이미 해외 주요 선진국들은 전력수요 분석이 가능한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통해 이를 실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정부의 ‘그리드 2030’ 비전으로 인해 네가와트로 사용된 전력이 2015년 기준 미국의 전체 발전량의 18%를 차지하며 원자력 발전(16%) 비중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이를 ‘수요자원 거래시장’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2014년 말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거래되고 있다. 국내 전력의 거래량은 2014년 1.4GW로 시작해 점점 늘어나면서 지난해 4.4GW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원전 1기의 발전용량이 1.4GW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꽤나 많은 양의 전력이다.

물론 지난해 논쟁 끝에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건설을 재개하게 되어 여전히 원자력 발전의 비중은 높을 예정이지만, 정부는 지난 15일 정부 산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아파트를 전력수요자원 거래시장에 등록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히며 계속해서 ‘네가와트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쓰고 있는 자원들은 대부분 한계가 있다. 전기 또한, 지금 당장 느끼지 못하지만 언젠가 고갈될 수 있는 자원이다. 생산 대신 절약을 통한 해결책 ‘네가와트’는 우리에게 놓인 에너지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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