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정선] ‘카톡 카톡’ 하루에도 수없이 들리는 이 소리. 현 시대는 그야말로 소설 네트워크 세상이다. 때문에 면대면 대화보다는 채팅창에서 나누는 대화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기도 하다. 그리고 최근에는 업무적/일상적인 대화뿐만 아니라 취미를 공유하고 좋은 글귀를 나누는 등 놀이/여가 요소로의 기능까지도 소셜 네트워크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 최근 조용한 채팅방 하나가 이슈가 되고 있다. 이름은 ‘고독한 채팅방’. 대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카카오 톡에 개설된 이 고독한 채팅방은 이름처럼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이나 이모티콘으로만 소통을 하는 방이다. 이 채팅방은 내가 하나의 주제로 개설할 수도 또 이미 개설된 방에 들어가 '고독'하게 소통하고 원하는 사진도 얻어갈 수 있다. 여기에 최대 수용 인원이 1000명으로 제한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

이곳은 주로 ‘고독한 박명수방’, ‘고독한 엑소방’, ‘고독한 워너원방’, ‘고독한 강다니엘방’등 연예인을 주제로 한 방과 ‘짤’이라 불리는 방송에서 나오는 기발한 자막과 영상이 합쳐진 이미지가 공유되는 방, 재미있는 이모티콘이 공유되는 방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그 외 요리, 여행, 풍경, 좋은 글귀 등 개설자의 의도에 따라 고독한 채팅방은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만들어 진다. 

이곳은 이름답게 일체의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처음 들어오는 사람에게 ‘인사하자’는 뉘앙스의 사진 혹은 이모티콘을 보내면 그에 화답하듯 입장하는 사람들과 그밖에 참가 인원들이 서로의 사진과 이모티콘을 나누며 고독한(?) 대화를 이어간다. 이러한 고독한 채팅방에서는 그 자체로 재미와 공감을 느끼기도 또는 좋은 사진이나 이모티콘을 저장할 수 있는 등 저마다 흥미를 가지고 대화에 참여한다. 주로 좋아하는 연예인의 멋지거나 웃긴 사진을 올리고, 희귀한 사진을 구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고독한 채팅방은 최초로 2017년 하반기에 개설된 ‘미식한 고독방’이 그 뿌리로 알려져 있다. 당시 미식한 고독방은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를 흉내 낸 것으로 일체의 대화 없이 각자 소유한 음식 사진을 공유하며 즐거워하던 것이 이후 음식이 아닌 다른 주제로 하나 하나 개선된 것이 현재 만개 이상의 고독한 채팅방이 개설되는 하나의 유행이 되었다.   

말(텍스트) 대신 이미지와 이모티콘 등을 주고받으면서 소통하는 고독한 채팅방. 이는 새로운 현대인의 소통 창구이자 가볍게 웃을 수 있는 공간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아마도 고독한 채팅방은 수없는 말과 타인과의 불가피한 접촉에서 잠시 벗어나고픈 현대인의 애달픔이 반영된 문화가 아닐까. 하지만 고독한 채팅방이 또 다른 소통의 벽, 소외의 공간, 음란물이 오가는 방 등으로 변질되지 않는지 해당 소설 네트워크 업체와 우리 사회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