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이정선, 김미양] TV프로그램을 기다리거나 시청 중일 때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리다 한 채널에서 잠깐 나오는 멘트, 혹은 이미지나 물건을 보고 계속 그 채널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채널을 바꾸다가 중간에 있는 다른 채널의 시청률이 높아지는 현상을 재핑효과(zapping effect)라 한다.

사람들이 채널을 바꾸는 이유는 자신이 보고 있던 프로그램의 광고를 피하기 위함이다. 대부분의 광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에게는 필요가 없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 시간을 허비하기 싫어 다른 채널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렇게 딱히 다른 채널을 보기 위한 의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순간에 지나가려던 채널에 관심을 빼앗겨 버리면 그 채널에서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는 것이 바로 재핑효과다. 이는 다른 채널에서 때마침 자신의 관심사 혹은 자신의 취향과 맞는 방송이 송출되고 있을 경우 크게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이를 의도적으로 이용하는 채널이 있다. 바로 홈쇼핑 채널이다. 홈쇼핑은 공중파 방송 채널의 사이나 각 주요 종편 방송들의 사이에 채널을 차지하고 있음으로써 채널을 이동하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짧은 시간에 낚아챈다.

홈쇼핑은 이런 재핑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이용한다. 자신의 주요 상품을 다른 시청률이 높은 인기 프로그램과 같이 편성하여 이 시청자들이 다른 채널로 이동하는 것을 노리는데 이 때 임팩트 있는 장면이나 주요 내용을 짧게 반복적으로 자주 노출시켜 시청자들이 짧은 시간을 스쳐지나가더라도 다시 찾아올 수 있게끔 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또한 인기 있는 프로그램의 주요 시청자 층을 분석하여 그에 맞는 상품 방송을 그 시간대에 편성해 매출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이런 재핑효과는 비단 홈쇼핑만 누리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홈쇼핑을 넘어 SNS에서도 이런 전략을 사용하곤 하는데 웹서핑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최대한 간결하고 임팩트 있는 영상들을 감각적으로 만들어 노출함으로써 사람들의 이목을 이끌어낸다. 또한 이런 영상에 제품도 어느 정도 특색이 있거나 필요성이 부여된다면 사람들의 구매욕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이처럼 재핑효과는 의도치 않은 곳에서 시청자들의 주의를 빼앗아 의도치 않은 소비를 부추기기도 한다. 이 최근 국회에는 소비자의 채널 선택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선호채널에 별도 순번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돼 홈쇼핑 업계에서 반발이 심하게 일기도 했다. 광고를 피하려다 더 센 광고에 휘말리는 재핑효과 과연 국회는 어떤 판단을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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