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광재]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라 불려 왔다.

이렇게 불린 까닭은 나이가 적은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을 대할 때나 신분이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을 대할때만 예를 다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의 경우에도 예를 지켰기 때문이다.
임금과 신하간에도 예의가 있었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스승과 제자사이에도 상호간에 예의가 있었다.

지난 3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교섭단체연설도중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큰 소리로 “너나 잘 해”라고 외쳐 논란이 일었다. 다음날 새누리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안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에서 제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됐다"며 "상황이야 어쨌든 저도 할 말이 많지만 여당 원내대표로서 말의 품격을 지켰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지만 공당의 원내대표로써 ‘예의’를 지키지 못한 것이라 판단된다.

 
새누리당 뿐 아니라 민주당이나 기타 정당의 많은 국회의원들이 서로 반말하는 것은 예사이고 몸싸움 까지 한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스스로를 헌법기관이라 자처하고, 공식 연설을 할 때는 ‘존경하는’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는 국회의원들이 이러하니 일반 국민들의 예의 수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차문제로 시시비비가 붙는 것은 예사고,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갈등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수십년지기 친구도 사소한 다툼이 살인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인터넷상의 악플 역시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초창기에는 철없는 10대나 일부 예의 없는 사람들만이 하는 것이라 치부됐었으나, 최근에는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악플의 세계로 뛰어든 듯하다. 심지어 정부기관까지 나서서 여론조작을 하고 있다는 의혹마저 사고 있다.

우리나라가 다시 동방예의지국으로 칭송받기 위해서는 ‘존경받는’ 국회의원들부터 예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초중학생이 방청석에 뻔히 앉아있는 가운데서 막말까지 하시는 분들에게 이런 제언을 한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격’이라는 훈계를 들을지 모르겠으나, 걸어 다니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부터 예의를 지키지 않는다면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예절교육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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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언론에서 ‘자살이라는 질병’을 줄이기 위한 일본의 노력에 대해 보도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자살을 막기 위해 모든 사회 구성원이 나서야’ 하며, ‘빈곤층을 구제하고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것도 자살 예방의 일환’인 것처럼 결국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 다양한 영역을 고루 고려해야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98년부터 시작된 일본 범정부차원의 노력은 11년만인 2009년 처음으로 자살률 증가세가 꺾이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사회에 퍼져버린 ‘경향’은 이렇듯 바꾸기가 극히 힘들다.
정 많고 예의 많다고 인정받던 우리나라가 언제부턴가 상대의 단점을 비하하기 바쁜 예의가 실종돼 버린 사회가 돼 버렸다. 이런 경향을 사회 발전에 대한 반대급부나 철모르는 젊은이들의 행동으로 치부하고 넘겨버릴 것이 아니라 이제 심각하게 바라보고 정부차원의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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