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지난 2월 9일 개막해 25일 막을 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팀킴, 인면조, 드론쇼, 북한 참여 등 수많은 이슈들을 만들어냈다. 그 중에서 귀에 쏙쏙 박히는 해설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며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한 해설위원이 있다. 바로 서울대 출신-비보이-번역 활동-교수-예능인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고 있는 배우 ‘박재민’이다. 오늘 인터뷰 360에서는 박재민을 만나본다.

PART 1. 박재민, 스노보드를 말하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해설위원 박재민, 출처/박재민 sns

-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네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스노보드 해설로 여러분들께 인사를 드렸던 본 오브(born of) 연기자인 박재민입니다. 반갑습니다.

- 네. 반갑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지금도 평창에 계신다고 들었는데 패럴림픽과 관련해서 하고 있는 활동이 무엇인가요?

올림픽은 끝났지만 패럴림픽이 열흘 동안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 관중들 대상으로 하는 사전 호응 유도 MC가 따로 있어요. ‘필드 탤런트(Field Talent)’라는 역할을 맡아서 패럴림픽 때도 평창에 있습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해설위원 박재민, 출처/박재민 sns

- 필드 탤런트를 맡으셨으면 관중과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할 수 있는 시간도 가졌겠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스노보드 해설로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으셨잖아요. 어떻게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중계를 맡게 된 건가요?

스노보드는 지난 23년 동안 계속 타왔고요. 선수생활을 15년 동안 했었는데, 제가 또 체육교육과를 나왔어요. 같은 과 선배가 중계를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추천해 줘서 심사숙고 끝에 막판에 참여하게 된 게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 굉장히 심사숙고 하셨나봐요

네. 고민을 좀 많이 했어요. 왜냐하면 해설이라는 게 하고 싶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열정이 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분명히 검증이 되어야 하고 실력이 충분히 있어야 하는데 제가 과연 그 정도 실력을 갖춘 사람일까 걱정됐었거든요. 내심 속으로는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도 사실은 거절을 했었죠. 그러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정말 막판에 가서야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운도 좋았죠.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해설위원 박재민, 출처/박재민 sns

- 중계를 하면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하셨잖아요. 기분이 어떠셨나요?

사실 잘 몰랐어요. 왜냐하면 중계 부스 안에는 휴대전화를 갖고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알 수가 없었죠. 경기 끝나고 나서는 긴장을 몇 시간 동안 하고 집중을 해서 영상을 본 터라 너무 긴장이 풀려서 휴대전화를 볼 힘도 없고 올림픽 때도 필드 탤런트 역할을 하고 있어서 곧바로 또 바이애슬론 경기나 스키점프 경기, 크로스컨트리 스키 행사 사회를 봤어야 했기 때문에 한참 후에야 알았어요. 이번에 컬링팀도 휴대전화를 제출해서 인기를 몰랐다고 했잖아요. 그 심정을 제가 정확하게 알아요. 하하. 그래서 실시간 검색어 1위의 기쁨을 제때 누리지 못했어요. 너무 아쉬워요.

- 그 순간을 놓쳐서 아쉬웠겠어요. 그럼 1위 하고나서 주변사람들에게 연락은 많이 받으셨나요?

네. 제가 휴대전화를 거의 못 갖고 있었는데 한참 뒤에 확인해 보니까 문자가 굉장히 많이 밀려있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또 옛날 휴대전화를 쓰느라 문자를 보내는데 시간이 걸려요. 다 답장 보내는데 반나절 걸린 것 같아요. 그때 다시 한 번 실시간 검색어 1위 한 걸 새삼 느꼈어요.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해설위원 박재민, 출처/박재민 sns

- 스노보드 서울시 대표로도 활약한 바 있어요. 어떤 계기로 스노보드를 시작하게 됐나요?

사실 서울시에 선수들이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그런 와중에 제가 꾸준하게 15년 동안 시합을 계속 뛰어 왔고 메달도 몇 개 땄던 것을 높게 사서 서울시에서 선정을 해주고 있습니다. 아직도 현역선수로 뛰고 있고요.

- 스노보드 국제 심판 자격증도 따셨는데,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스노보드 국제 심판 자격증은 매년 공고가 뜨는 것은 아니고요. 사실 지금 제가 마지막 기수에요. 제가 딴 지가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공부를 해서 시험을 친 다음에 자격증을 발급 받으면 매년 일정시간 이상의 교육을 수료 하고 또 매년 일정 숫자 이상의 대회를 참가해서 심판을 보든지 아니면 같이 보조심판을 봐줘야 해요. 그래서 실력도 실력이겠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인 것 같아요.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해설위원 박재민, 출처/박재민 sns

- 그럼 해설 이야기로 돌아와서 해설에 앞서 어떠한 준비들을 했나요?

당연히 선수들의 테크닉적인 것과 용어 같은 것들을 공부했죠. 그 중에서도 제일 시간을 많이 할애했던 것은 선수들 개개인의 SNS를 방문 한 것이었습니다. 출전선수들 전부 다 봤으니까 수백명 정도의 선수들의 사진만 만 장 이상은 본 것 같아요. 이 선수들이 왜 올림픽에 오게 됐는지 올림픽 이전에는 어떠한 사람이었는지 또 오기까지의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전달하고 싶어서였죠. 어떤 선수의 SNS에 들어갔더니 요리 레시피가 굉장히 많더라고요.그래서 방송에서 ‘이 선수는 요리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SNS에 요리 레시피도 많고, 저도 굉장히 좋아하는 메뉴가 있어서 이 선수 레시피대로 제가 요리를 해볼 계획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했더니 시청자분들이 좋아해주셨던 것 같아요.

- 해설을 할 때 재미있는 비유들은 미리 준비한 것들인가요?

저는 사실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그 또한 나중에 알았어요. 왜냐하면 대본이 없는 경기가 진행이 되고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에 그때그때 이 상황에 걸맞은 저의 표현을 찾다보니까 툭툭 튀어나왔던 거죠. 나중에 기사에 올라왔던 글들을 보니까 저조차도 놀랐어요. 내가 이런 말을 했었나? 싶을 정도로. 계획을 따로 하지는 않았어요 하하.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해설위원 박재민, 출처/박재민 sns

- 네, 그런데 알기 쉽게 해설한다는 반응이 대다수긴 하지만 한편에서는 전문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말도 있었어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우, 그럼요. 맞는 이야기죠. 그리고 실제로 제가 실수를 한 부분도 굉장히 많았고요. 그래도 다행히 댓글들을 많이 달아주시고 오히려 저한테 개인 메시지로 비판을 해주신 분들도 꽤 있었어요. 그분들의 메시지가 저한테 약이 됐다고 생각을 해요. 오히려 제가 놓친 부분을 많이 반성하고 답장을 드린 분들도 많고요. 그 분들이 그러면 또 격려를 해주셨고요. 쉬움과 재미, 전문성과 진지함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접점을 찾기 위해서 앞으로 좀 더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노보드를 마치 연인처럼 느끼며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던 박재민. 그런 애정이 있었기에 해설가로서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았고, 또 더 나은 해설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의지도 엿볼 수 있었다. 2부에서는 1부에서 미처 다 다루지 못했던 올림픽 관련 이야기와 배우로서의 박재민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더 알아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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