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 디자인 정현국] 최근 유통업계는 단순히 물건만 파는 곳을 보는 것이 드물다. 옥상에 정원이 있거나 매장 내에 카페가 존재하거나,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 등이 마련되어 소비자의 발목을 붙잡는다. 이른바 ‘리테일테인먼트(retailtainment)’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리테일테인먼트는 소매업(retail)과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면서 오락을 즐길 수 있게 하는 마케팅 활동을 말한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재미 요소를 이와 관련이 없는 다른 산업군에 접목시킴으로써 경쟁사보다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리테일테인먼트라는 용어는 미국 월마트의 샘 월튼 회장이 1997년 전미소매업대회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월튼 회장은 고객들이 월마트를 더욱 자주 찾기 위해 단순한 쇼핑에 오락을 더한 마케팅 전략을 도입하였다. 그 일환으로 월마트는 당시 유행하던 고가의 경품 추첨 등의 행사를 자제하고 고객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는 행사를 열었다. 예를 들어 바나나 무게 맞추기 대회, 고리 던지기 대회, 만화 캐릭터 그리기 대회 등 모든 고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사들을 연 것이다. 그리고 이는 매출 증가 효과를 낳았다.

리테일테인먼트라는 용어가 나오기 전부터 어른이면서 어린이처럼 옷을 입거나 행동하는 사람과 문화가 만연했던 미국에서는 이와 비슷한 마케팅이 1990년대부터 시작되어 지금은 크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나이키타운(Niketown)은 전시/판매는 물론 스포츠 이벤트와 정보 제공 등 복합 기능을 갖춰 마치 박물관과 같은 공간을 연출해 매장을 넘어 관광 명소로까지 각광받고 있다.

또 다른 예로는 가구 제조 기업 이케아(IKEA)를 들 수 있다. 이케아는 매장을 놀이터와 휴식처로 꾸며 놓았는데 이것이 소비자들의 환심을 사고 결국 구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테마파크로 꾸민 이케아 중국 매장은 엄청난 관심으로 높은 판매 실적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쇼핑몰이나 백화점을 쇼핑 테마파크로 꾸미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브랜드 이미지가 주로 시각적인 광고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리테일테인먼트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체화시켜 공간으로 나타낸 것이다. 소비자가 매장에 들어섰을 때 음악, 독특한 풍경 등 즐거움을 주는 공간은 앞서 본 것처럼 소비자의 구매를 촉진시킬 수 있다.

하지만 문제점도 있다. 소비보다 재미에 중점을 둔 고객들이 다른 고객의 소비행위를 방해하거나, 일부 체험 공간에서 예절을 지키지 않고 몰지각하게 행동하는 고객들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게 리테일테인먼트는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소비하러 갔다가 즐거움을 얻게 되고 이 즐거움이 다시 소비로 이어지는 마케팅. 과거 단순한 제품 판매 공간에 불과했던 여러 업종에서 이 마케팅을 접목시키려는 활동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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