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지난 2월 1일, 미국 정부가 주한 미국 대사로 내정되었던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의 지명을 갑작스레 철회했다. 새로운 대사나 공사 등 외교사절을 파견할 때 상대국에 얻는 사전 동의인 ‘아그레망(임명동의)’까지 받은 상태의 빅터 차 교수가 낙마하자 우리 정부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일각에서 빅터 차 교수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코피 전략’을 반대한 것이 낙마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출처/플리커

‘코피(Bloody nose) 전략’이란 제한적 대북 선제공격을 의미한다. 자세히는 핵 관련 시설 등 북한 핵심기지에 제한적으로 타격을 입히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군사옵션 중 하나이다.

‘코피 전략’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들을 선제 타격하여 추후의 발생할 더 큰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전략이다. 그리고 한반도 전문가인 대니얼 러셀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의 말에 의하면, 이러한 대북 선제공격 전략은 ‘코피 전략’이 처음이 아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코피 전략’은 이전에 ‘예방타격(preventive strike)’, ‘제한타격(limited strike)’, ‘외과타격(surgical strike)’ 등 다른 이름으로 역대 모든 미국 행정부에 존재했다고 한다. 다만, 다른 행정부는 비극적 결말을 초래할 ‘코피 전략’을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해 뒤로 숨긴 반면 트럼프 정부는 이를 전면에 드러냈다는 것이 차이이다.

‘코피 전략’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사용된 곳은 트럼프 정부가 아닌 영국 언론 텔레그래프의 보도가 그 계기로 추정된다.

작년 말, 텔레그래프는 익명의 미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피 흘리는 코’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을 가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맥락상 미국이 선제공격으로 북한 정권의 코피를 흘리게 한다는 의미였다.

이후 ‘피 흘리는 코’는 영향력 있는 언론사 기사들에 의해 번져나가 트럼프 정부의 제한적 대북 선제공격 전략의 의미를 가지는 ‘코피 전략’이 되었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와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인해 화해 분위기로 접어들고 있다. 동시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해 그 속도의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코피 전략’은 방해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지난 19일(현지시간)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코피 전략’은 없으며, 과거에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한반도의 화해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북한이 그간 행한 화전양면 전술을 의식하면 현재 북한의 제스처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다. 또한, 트럼프 정부가 언제 다시 ‘코피 전략’을 언급할지 알 수 없다. 따라서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다가올 ‘남북정상회담’이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다. 이에 따른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현명한 판단과 행동을 기대해본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