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최근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를 시작으로 문화계, 의료계 등에서도 그간 쉬쉬하였던 성범죄 피해 사실들을 고발하는 익명의 고발자들이 속속 들이 나타나며 연일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우리 사회에 ‘딥스로트’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딥스로트(Deep Throat)’는 기업이나 정부기관의 직원으로서 조직의 불법이나 부정거래 등의 정보를 신고하는 익명의 내부고발자를 뜻한다.

이 명칭은 1972~1973년에 걸쳐 리처드 닉슨(Richard M. Nixon, 1913~1994) 대통령의 몰락을 가져온 ‘워터게이트 사건’에서부터 시작된 말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5명의 괴한이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던 민주당 본부에 도청 장치를 하다 붙잡힌 일에서 비롯되었다. 처음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워싱턴포스트’지의 기자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이 익명의 고위 관리의 제보에 따라 끈질기게 사건을 취재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은 취재가 벽에 부딪칠 때마다 익명의 제보를 받으며 사건을 추적해 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닉슨 대통령 측근이 대통령 재선을 위해 벌인 일이었으며, 닉슨이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였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결국 닉슨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취재에 나선 기자들은 자신들에게 정보를 준 익명의 제보자를 끝내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이 익명의 제보자를 가리켜 워싱턴포스트의 편집국장이었던 ‘하워드 사이먼스’가 ‘딥스로트’라는 암호명을 붙였다.

이 암호명은 성인영화 전문 제작자인 ‘제라드 다미아노’가 만들어 1972년에 개봉한 포르노 영화 제목 ‘딥스로트’에서 따온 것이었는데, 워터게이트 사건이 더 유명해지자 ‘딥스로트’는 이후 내부고발자, 은밀한 제보자를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굳어졌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내부고발자의 비리 폭로는 정권과 관련된 것부터 안전, 건강, 교육 등에 관련된 것까지 다양한 방면으로 확대되어 왔다. 하지만 내부고발자가 알려질 경우 조직에서 보복적 대응을 하는 경우가 많아 내부고발을 하고 싶어도 자신에게 올 불이익이 걱정되어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내부고발은 보통 사회 전체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따라서 내부고발자의 신변이 끝까지 노출되지 않고, 불이익이 가해지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들이 제도화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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