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출산 가능한 여성의 나이인 15세부터 49세까지를 기준으로, 한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지난 2016년 1.172명이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우리나라 저출산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다 보니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해주려는 부모가 늘며 ‘에이트 포켓’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출처/Pixnio

‘에이트 포켓(8 pocket)’은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한 명의 아이를 위해 부모, 양가 조부모, 삼촌, 이모 등 8명이 지갑을 연다(아이를 위한 지출)는 뜻이다. 자녀 한 명을 위해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등 6명이 지갑을 연다는 뜻의 '식스 포켓(6 pocket)'에서 이모나 고모, 삼촌까지 더해지면서 확대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저출산에 기인한 것으로 한 가구의 자녀가 1명 또는 2명으로 줄어들고 있는 사회현상이 반영된 것이다. 또한 고령화로 인해 경제력 있는 조부모가 늘어나면서 귀한 손자, 손녀를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게 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 때문에 5세 미만 미취학 아동뿐 아니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며 이들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어린이 관련 산업은 의류, 완구 등 제조업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근래에는 금융, 교육, 콘텐츠 등 서비스 산업으로도 확장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예로 대형마트뿐 아니라 백화점, 아울렛 등 쇼핑몰에서 풋살 경기장, 옥상테마파크, 아쿠아리움,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등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상업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에이트 포켓은 한 아이에게 소비가 집중되어 불경기임에도 고가품이 잘 팔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입학을 앞둔 초등학생에게 책가방, 옷, 신발 등을 사주는데 이 모든 물건의 가격을 합하면 200만원이 거뜬히 넘는다. 이렇게 비싼 가격임에도 매장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세태는 SNS 이용이 자연스러운 부모와 이모, 고모, 삼촌들이 자신의 SNS에 아이에게 ‘나는 이 정도 해주는 사람이야’를 과시하면서 더 심해지고 있다. 또한 맞벌이 부부의 경우, 육아의 소홀한 부분을 금전적으로 채워주려고 아이에게 더욱 돈을 아끼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수십만, 수백 만 원에 이르는 아동용품은 아이들 사이에서 위화감을 조성시킬 수 있어 사회 문제로까지 야기되고 있다.

대가족이 함께 살던 예전과 달리 점점 가족 구성원의 수가 줄고 있는 지금, 아이를 잘 기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이것이 극단적으로 변해 사회 문제가 되지 않고 아이와 가족의 행복, 나아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건전성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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