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 디자인 정현국] 최근 유명 연예인의 자살소식이 들려오면서 자살에 대해 다시 한 번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2016년까지 OECD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계속해왔다. 이에 보건복지부에서는 오는 2022년까지 자살률 1위 오명국을 벗겠다며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을 확정하였다. 

우리나라 자살 주요 동기는 우울증과 외로움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외롭다’라는 사람의 감정이 관리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최근 영국에서는 외로움의 사회적 심각함을 인지하고 ‘외로움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ss)‘직을 신설하였다. 외로움을 질병으로 보고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외로움 담당 장관은 지난 1월, 영국의 총리 ‘테레사 메이’가 체육 및 시민사회 장관인 ‘트레이시 크라우치’를 담당 장관으로 겸직 임명하였다. 여기서 외로움 담당 장관이 하는 일은 외로움 관련 전략을 마련하고, 사람을 연결하는 사회단체 등을 지원하는 일이다. 

다소 특이해 보이는 이 장관이 생겨날 수 있었던 이유는, 영국 노동당 의원이 외로움 담당 장관과 관련한 내용을 발의하였고 집권 여당인 보수당이 당파의 이해타산을 초월해 추진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영국의 사회적 문제로 외로움이 큰 논의 대상이 되었고, 이것 외에도 노동당 ‘조 콕스’ 의원의 죽음과도 연관이 있다. 

조 콕스 의원은 살아생전 외로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이와 관련한 정책들을 주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2016년 진행된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 우선’의 극우 성향 남성이 조 콕스 의원을 살해했고, 그 이후 그녀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면서 초당적 위원회가 꾸려지면서 외로움과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었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국민 중 900만 명 이상이 외로움에 고통 받는다고 한다. 외로움으로 인한 의료비와 사회적 비용은 1년에 3조 7천억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사회적 단절로 인한 외로움이 매일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도 있다. 이러한 내용들이 영국 정부가 외로움 담당 장관을 추진하게 한 배경이다. 

우리나라도 영국 못지않게 수많은 사람들이 외로움을 겪고 있다. 외로움의 형태는 우리 사회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이를 두 가지 측면에서 나누면 다음과 같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권태로움을 느껴 사람을 회피하고 사람보다 반려동물, 책, 스마트폰 등을 더 편해하는 등의 개인적 외로움과 사회 공동체의 붕괴, 고령화 사회 등의 사회적 구조에서 나오는 외로움이다. 개인적 외로움과 사회적 외로움은 서로 결합되며 점차 심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외로움은 현대 삶의 슬픈 현실이다. 누구나 삶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며 극단적 좌절에 빠질 수 있다. 우리도 우리 실정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 외로움을 관리해야 하는 것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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