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한 번에 몰아보기 ‘빈지뷰잉’...혼밥-혼술에 ‘혼방’ 추가 [지식용어]
방송 한 번에 몰아보기 ‘빈지뷰잉’...혼밥-혼술에 ‘혼방’ 추가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심재민 기자
  • 승인 2018.02.10 0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1993년 늦은 낮 TV에서 방영하던 애니메이션 <피구왕 통키>는 아동 및 청소년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피구왕 통키가 방영하는 시간이 되면 아이들로 가득하던 동네 놀이터가 텅텅 비는 기이한 모습이 당시 뉴스로 보도되기도 했는데, 이유는 피구왕 통키 본방 사수를 하기 위해서 모든 아이들이 집 TV앞으로 모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과거 개인 컴퓨터와 스마트폰 대중화가 이루어지기 전 시대에 방송은 본방 사수를 하지 않으면 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인기 방송은 추후 ‘재방송’ 되기도 했으나 이 역시 시간과 장소에 있어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당시 인기 방송이나 드라마의 경우 본방 시청률이 60%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져 방송을 시청하는 방식 또한 달라졌다. 개인 컴퓨터와 스마트폰 그리고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된 것. 이에 많은 현대인은 방송 시간에 제약을 벗어나 주말이나 쉬는 날 몰아서 원하는 방송을 보는 경향이 생겨나기도 했는데, 이를 빈지뷰잉이라 한다.

빈지뷰잉은 영어로 binge viewing이다. 여기서 binge는 ‘폭식하다’, viewing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뜻한다. 이를 종합해 보면 빈지뷰잉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폭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빈지뷰잉은 ‘좋아하는 방송을 몰아 보는 새로운 시청 형태’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빈지뷰잉이 현대인들의 취미 생활로 떠오르자 우리 사회 곳곳의 모습도 변하고 있다. 우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가 빈지뷰잉을 선도 하고 있다. 한 편씩 공개하는 기존 방송과 달리 아예 전 편을 한 번에 공개하는 서비스를2013년부터 시도하며 전 세계인들의 좋은 호응을 이끌었다.

또한 다양한 매체에서 빈지뷰잉을 제대로 즐기는 법을 뉴스 콘텐츠로 제작해 내보내기도 하고, 각각의 통신사는 빈지뷰잉 족을 위해 실속 있는 TV요금제를 속속 출시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빈지뷰잉족이 늘면서 시청률 조사를 새로운 방식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시청률은 각각의 방송이 방영되는 그 시간에 얼마나 많은 비율의 시청자가 시청을 했는지를 집계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일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방송을 컴퓨터나 스마트폰, 각 통신사의 VOD 서비스를 통해 즐기는 빈지뷰잉 족이 상당하기에 이러한 수치까지 반영해야 진짜 시청률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방송 시청 형태도 변해 늘어가는 빈지뷰잉.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원하는 방송을 홀로 감상에 푹 빠져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효율적이다. 다만 과거 가족이나 친구가 모여서 시청하던 방식이, 개인화 추세에 맞춰 혼자 즐기는 빈지뷰잉 형태로 흘러가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시각도 있다. 혼밥/혼술/혼영이 대수롭지 않아진 요즘. 온 가족이 모여 방송을 보며 서로 울고 웃고 교감했던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은 왜일까.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