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지난 주 KBS 공채 개그맨 이원구의 개그맨으로서의 삶을 살펴봤다. 오늘은 과감히 개그맨 활동을 쉬고 현재 개인 방송으로 전향하여 집중하고 있는 스트리머로서의 이원구에 대해 알아보자. 스트리머가 된 계기부터 그가 말하는 재밌고 유쾌한 소통이란 무엇일까?

PART 2. 좋아서 하는 방송! 열 시청자 안 부럽다 ‘스트리머 이원구’

[출처_시선뉴스 DB]

- 언제부터 개인방송을 시작하신 건가요?

그게 언제였냐면, 지금부터 약 5~6개월(?)전에, 2017년 8월 15일 오후 4시쯤 (웃음) 네, 시간까지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때부터 시작했죠.

- 너무 디테일하신데요(웃음) 8.15 광복절에 시작하신 이유가?

음 그러니까... 딱히 이유는 없었어요. 어떻게 하다 보니까 날짜가 우연하게 특별한 날이 됐는데요. 사실 방송을 하려고 한참동안 준비를 했어요. 지금 바야흐로 ‘소통의 시대’잖아요. 지금 바로 핸드폰을 켜고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시대라서, 유명인이든 아니든 ‘각자 본인만의 채널은 있어야 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 요즘엔 참 다양한 분들이 라이브 방송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금은 배우도, 가수도 다 자기 채널 하나씩 있잖아요? 저는 좀 늦게 깨달아가지고 더 적극적으로 시작했어요. 과거에는 인터넷방송이라는 게 아무래도 인식이 좀 안 좋았고,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하는 화상통화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엄청 좋아졌죠. 거의 반 연예인 이고, 오히려 연예인분들이 이걸 꼭 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소통을 위해서!

[출처_이원구 인스타그램]

- 혹시 주변 개그맨 동료 분들도 개인방송 시도를 했었나요?

아무래도 많죠. KBS 제 동료들 중에는 이제 막 시도하려는 친구들도 몇 있는 것 같고요. 타 방송국에 계시는 분들도 많이 하려고 하고 있어요. 저도 처음에는 정말 문외한이었어요. 유튜브로 라이브방송이 되는 줄도 몰랐고, 제가 지금 하고 있는 트위치도 몰랐고. 제가 약간 아재잖아요. (웃음) 좋아하는 게임이 ‘리니지’라는 게임인데, 리니지 방송을 하는 곳이 아프리카 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제가 아프리카로 유입이 되었고, 나도 방송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아프리카에서 방송을 시작 한 거죠. 시청하다가 방송하게 된 케이스!

- 그럼 처음부터 게임방송을 하셨나요?

음... 처음에는 약간 자극적인 방송부터 했어요. 아프리카 플랫폼을 절대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이쪽이 좀 자유분방해요. 저도 그런 방송을 보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자극적이고 자유분방하게 방송을 하게 됐고 저도 굉장히 웃었어요. 처음에는. (웃음) 그래서 뭐 야외미션 같은 것도 했었죠. 겨울에 버스정류장에서 얼음 먹기 미션, 동네 도로 앞에 침대를 놓고 야외 눕방 하기. (웃음) 차가 도로를 지나갈 때마다 빵빵거리고 (웃음) 거의 막장이었어요. 그렇게 해야 되는 것으로 알았어요. 진짜 몰랐으니까.

그런 식으로 계속 하니까 결국 지치더라고요. 제가 또 방송에 대한 강박이 있어서 ‘오늘은 무슨 기발한 것을 해야 하나’, ‘어떻게 더 자극적이게 해야 하나’ 너무 고민도 많아지고 힘에 부치더라고요. 그러다가 타 플랫폼의 게임방송을 우연하게 보게 됐는데, 방에 채팅창이 너무 깨끗한 거애요. 제 방송들은 워낙 자극적이다 보니까 채팅창도 자극적이고 육두문자에 반말이 난무했죠. 그걸 감내하고 방송했던 제가, 소소하게 웃으면서 즐기는 게임방송을 보고 충격을 먹은 거죠.

그때부터 자극적인 걸 놓고 시청자들이 재미없어서 안 들어와도 좋으니까 ‘좀 편안하게 제가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예전에는 2~3시간만 해도 힘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정말 길게 방송해요. 현재 트위치, 유튜브에서 게임방송만 하고 있어요.

[출처_이원구 방송 스틸컷]

- 게임을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요. 주로 어떤 게임을 하시나요?

저는 주로 MMORPG! 캐릭터 키우는 장르의 게임을 주로 했었죠. 아까 말씀드린 리니지 같은 게임이요. 거의 게임만하면서 살았어요.(웃음) 그러다 대세 게임들도 했죠. 오버워치도 했었고, 요즘은 배틀 그라운드라는 게임 주로 합니다. 배그!

- 지금 방송은 인기가 어떤가요?

아무래도 아프리카 때보다는 편안하게 하고 있고, 제가 즐기고 유쾌하게 하는 모습 보시고 많이들 들어오시는 것 같아요. 저는 제 에너지를 유지해서 긍정의 기운을 좀 드리려고 하거든요. ‘이원구 방송을 보면 유쾌하다’ 혹은 ‘편안하다’ 이런 얘기 듣고 싶어요.

- 혹시 방송 중에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이 얘기는 최군 방송에서 얘기 했던 건데, 어떤 시청자분이 거금의 후원을 딱 한 거에요. 시청자 분이시니까 감사해서 막 ‘충성충성~! 아유 감사합니다~’ 하고 온갖 아양을 다 떨었죠. 그 별풍선 받았을 때처럼~! 그런데 ‘선배님 저 인덕대학교 6기 후배 OOO입니다.’ 하아...후배가 준 거였더라고요. 미리 얘기를 하든지, 몰래 주든지... 얼마나 굽신거렸는데...(웃음)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출처_시선뉴스 DB]

- 개그맨 시절 때와 비교했을 때, 어떤 면들이 바뀌었나요?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데요. 아직까지는 수익적인 부분에서 공중파 출연료와 여러 행사와 공연했었을 때가 더 나아요. 지금은 버티고 있는 단계에요. 현실적으로 제가 결혼도 안했고 혼자 사니까 버틸 수 있는 거지 결혼한 상태였으면 개인방송에 못 뛰어 들었을 거예요. 막말로 밥에 김치만 있어도 되잖아요? 맞죠? 처자식도 없는데 뭐 대한민국 남자가! (웃음)

- 스케줄의 변화는 있으신가요?

아~ 개콘 할 때는 뭔가 체계가 있었죠. 회의하고, 촬영하고, 집에 와서 자고, 딱 하루 패턴이 있었는데요. 지금은 방송을 평균 10시간하고 있어요. 이것도 줄인 건데. 원래 ‘켠왕(목표를 이룰 때 까지 게임을 계속 하는 것)’을 한답시고 15~20시간 하고 그랬어요.

요즘엔 10시간 정도! 방송하다가 중간에 밥도 먹고요.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거니까(웃음) 방송 끝나고는 맥주 한 캔하고 영화 한편 보고 잡니다. 그런데 요즘은 정말 시청자들 덕분에 힘이 나서 일어나면 바로 방송하고 싶고 그래요. (웃음) 그래서 현재 일주일 매일 10시간씩 하루도 안 쉬고 하고 있어요. 더 열심히 해야죠.

- 스트리머 정말 극한직업이네요~ 혹시 개인방송을 꿈꾸는 연예인 분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저도 지금 잘나가는 상황은 아닙니다. 그래도 조금씩 성과가 나오긴 하고 있습니다만 항상 조심해야 해요. 외부에서 보기에는 ‘나도 방송하면 저렇게 사람들이 재밌어 할 거’라고 섣불리 쉽게 생각하게 되거든요. 저도 처음엔 그랬고... 저는 아예 공중파는 3~4년 쉴 각오로 정말 마음을 굳게 먹고 뛰어 들었어요. 스튜디오 전용 사무실도 마련하고 컴퓨터를 비롯해서 온갖 장비들 다 샀고...열정을 쏟아 부었죠. 그래서 드리고 싶은 말은 이 정도 열정을 가지고 뛰어들어도 힘들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요. 미리 고민을 많이 하시고, 철저히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출처_이원구 인스타그램]

- 혹시 힘들 때 주변에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나요?

정말 고맙다고 하고 싶었던 분들이 있는데요. 정말 저 혼자 해낸 게 아니라 제 주변에 개그맨 선배들 덕분에 많이 좋아졌어요. 김기열 선배, 유민상 선배, 정명훈 선배 이 세 분께 정말 감사드려요. 그 중에! 김기열 선배! 이거 꼭 넣어주세요! (웃음) ‘이 선배의 도움이 없었다면 개인방송의 꿈은 접었을 것이다’ (웃음) ‘생명의 은인이다’라고요. 저는 평생 이 은혜 갚아야 돼요.

- (웃음) 유독 김기열 선배를 강조하신 이유가?

중간에 힘들거나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선배가 많이 이끌어 줬어요. 원래 기열 선배는 23살 때부터 알고 있었거든요. 데뷔하기도 전부터. 같이 여행도 자주 다니고 그래요. 21기 선배들 중에서 저에게는 기열선배가 제일 가깝고 잘 따르게 돼요. 약간 동네에서 공부 잘하는 형 있잖아요. 키도 크고 좀 잘생기기도 했고, 아이디어도 좋고 스마트하고. 그런 동네 형이 약간 철부지 동생한테 ‘야 너 그렇게 하면 안 돼’ 훈계하고 그런 느낌이죠. 그래서 제가 어렸을 때부터 기열선배 말은 참 잘 들었어요. 선배가 저보다 방송은 늦게 시작했지만 자신 방송에서 ‘원구 방송도 많이 봐주세요’ 이렇게 많이 도와줘서 시청자분들도 많이 관심을 가져주셨죠. 기열 선배는 제 멘토입니다.

- 시선뉴스 독자 여러분께 한마디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십쇼. 좀 힘들고 우울하고 이런 게 모두 남과 비교하면서 생긴다고 생각하는데요. 개인적으로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항상 그렇지 않길 권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너무 불행하게 살 필요 없습니다~! (웃음) 밥에 김치만 있어도 행복하게 (웃음) 긍정적으로 오케이? 저 같은 사람도 아등바등 열심히 사니까요. 절대 자책하지 마시고, 힘들어 마시고,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출처_이원구 페이스북]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자신의 방송을 시청해준 분들에 대한 감사를 아끼지 않았던 스트리머 이원구. 그가 스트리머가 된 후 지금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한다. 힘든 가운데에서도 계속해서 도움을 준 개그맨 선배들과 시청자들에 대한 감사함이 사무치게 묻어나는 대화였다. 앞으로도 긍정적이고 유쾌한 방송을 통해 더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방송인 이원구가 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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