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젊은 소녀가 하루아침에 할머니가 되어 버린다면 어떨까요? 마녀의 저주에 걸린 소녀 소피가 요상한 성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마법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상징인 지브리 스튜디오의 명작, 바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입니다.

미국에 디즈니와 픽사가 있다면 일본에는 지브리가 있습니다. 지브리 스튜디오를 설립한 작가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물명>, <천공의 성 라퓨타> 등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킨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인데요. 오늘은 놀라운 상상력과 깊은 메시지를 담은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소개합니다.

[출처_하울의 움직이는 성 스틸컷]

<영화정보>  
하울의 움직이는 성 (Howl's Moving Castle, 2004)
애니메이션, 판타지 // 2004.12.23 // 119분 // 일본 //전체 관람가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주인공 - 소피, 하울

<저주에 걸린 소피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 
19세기 말,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는 유럽의 앵거리 마을에 소피라는 한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18살의 소피는 모자가게에서 일하는 소심한 성격을 가진 소녀입니다.

[출처_하울의 움직이는 성 스틸컷]

어느 날 동생을 만나러 골목을 지나가던 중, 군인들이 소피에게 집적대는데요. 위기에 처한 소피, 그런데 어디선가 근사한 한 남자가 나타나 소피를 구해줍니다. 이윽고 남자는 마법을 통해 소피와 함께 하늘로 날아오르며 꿈같은 경험을 선사합니다. 무사히 도착한 소피는 동생에게 그 마법사 이야기를 하지만, 동생은 그 마법사가 아름다운 여성들의 심장을 먹는다는 하울 일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당부합니다. 

[출처_하울의 움직이는 성 스틸컷]

어두운 밤, 동생을 만나고 소피는 가게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리고, 어느 한 여성이 들어옵니다. 소피는 영업이 끝났으니 나가달라고 하는데, 그때! 여성은 소피에게 저주를 걸고 사라집니다. 알고 보니 그 여성은 하울을 노리고 있던 황야의 마녀였던 거죠.

[출처_하울의 움직이는 성 스틸컷]

한 순간에 소녀에서 할머니가 된 소피. 더 이상 이런 모습으로는 사람들을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을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할머니가 된 몸을 이끌고 소피는 마을에서 최대한 멀리 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소피는 얼마 못가서 주저앉게 되고, 지팡이로 쓸 만한 것이 없나 주위를 둘러보던 중 수풀에 꽃혀 있던 나뭇가지 하나를 발견합니다. 힘겹게 겨우 나뭇가지를 들어 올리는데 성공하지만, 나뭇가지의 정체는 자신과 비슷하게 저주에 걸린 허수아비였죠. 

[출처_하울의 움직이는 성 스틸컷]

허수아비는 자신을 일으켜준 보답으로 지팡이를 선물하고, 또 갈 곳 없는 소피를 하울의 움직이는 성으로 데려다줍니다. 그렇게 결국 소피는 무시무시한 소문을 가진 하울의 성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과연 소피에게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요? 그리고 저주는 풀 수 있을까요?

[출처_하울의 움직이는 성 스틸컷]

<하고 싶은 이야기>  
- 지브리와 하울 그리고 전쟁

영화는 전쟁시기의 유럽을 배경으로 합니다. 사실 전쟁이 주제가 된 이유에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이름과 큰 연관이 있는데요. 미야자키 하야오가 명명한 이름, 지브리(GHIBLI)는 사하라 사막에 부는 열풍을 뜻하는 리비아어 'ghibli'에서 유래했으며, 제2차 세계 대전 중 이탈리아 비행기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야자키 하야오는 2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성의 메시지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통해 깊숙이 담고 있는데요. 영화 속에는 주인공 하울이 전쟁을 반대하는 마법사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하울은 하야오 작가의, 일종의 페르소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_지브리 페이스북]

- 히사이시 조 ‘인생의 회전목마’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OST.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OST인 ‘인생의 회전목마는 일본의 대표 음악가 히사이시 조의 곡인데요. 이 노래는 슬프면서도 감동적인 멜로디로 영화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잔잔하게 들리면서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줍니다. 히사이시 조는 이외에도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붉은돼지> 등 미야자키 하야오의 다양한 작품의 OST를 맡았는데요. 그가 만든 다른 OST 곡들도 감상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출처_히사이시 조 페이스북]

지브리의 다른 작품들 또한 놀라운 상상력을 기반으로 전 세계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새로운 작품 <애벌레 보로>가 단편작으로 공개된다고 하는데요. 앞으로도 지브리의 놀라운 세계관을 담은 멋진 작품들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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