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디자인 최지민] 우리나라 가출청소년의 경찰청 신고건수는 연간 2만 여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가출경험률은 이보다 높아 실제 가출청소년은 한 해 20만 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집을 나온 가출청소년을 돕기 위해 마련된 기관이 바로 ‘청소년쉼터’이다. 청소년쉼터는 가출청소년 조기 발굴 및 일시 보호, 생활지원, 상담 및 교육, 문화 활동 등을 지원하여 비행 및 탈선을 사전에 예방가호하고 가정, 사회로의 안전한 복귀와 건강한 성장지원을 도모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가출청소년의 수에 비해 쉼터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2017년 4월 기준으로 전국 청소년쉼터는 123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가출청소년을 모두 수용하기 힘든 청소년쉼터 개수는 이른바 ‘쉼돌이, 쉼순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보통 쉼터는 일시(24시간~7일 이내), 단기(3개월~9개월), 중장기(2년, 최장 3년)로 나뉘며 지역과 상관없이 가출청소년들의 입소를 받고 있다. 이때 쉼터의 정해진 기간 안에 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한 아이들은 연장을 하거나 머물던 쉼터를 나와 다른 쉼터를 찾아 떠도는 쉼돌이, 쉼순이가 된다. 

이밖에 쉼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여러 청소년쉼터를 떠도는 쉼돌이, 쉼순이들도 있다. 이러한 아이들의 경우 스스로 나가겠다고 퇴소 의사를 밝히거나 무단 퇴소하는 경우이다. 보통 쉼터에는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규칙이 존재하는데 아이들이 이것이 싫어서 쉼터를 떠나거나 이러한 규칙이 덜 심한 곳을 찾아 쉼터를 떠도는 것이다. 

여기서 규칙이라 하면 쉼터마다 다르긴 하지만 통금이나 외출제한, 취침 시 휴대폰 제출, 다양한 프로그램에 의무적으로 참여, 음주나 흡연 불가 등이 있는데 스스로 쉼터를 나온 아이들은 가출청소년들 사이에서 활성화된 인터넷 커뮤니티 혹은 SNS 등을 통해 쉼터의 정보를 주고받으며 좀 더 자신에게 맞는 쉼터를 찾아다닌다.  

이렇게 어느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거리를 헤매는 가출청소년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가출청소년에 대한 사회인식은 부정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청소년 범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가출청소년 역시 위험한 아이들, 불량학생이라는 시각이 만연해지고 있다. 

하지만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2016)’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가출을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가족과의 갈등(74.8%)’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폭력, 방임, 마찰 등의 이유로 가정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집을 나오게 되는 것이다.  

집을 나온 아이들이 기관에서조차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거리를 떠돌게 되면 범죄의 피해자 혹은 가해자로 쉽게 내몰리게 된다. 가출청소년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경제적 문제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성매매, 조건만남, 보도방 등에서 돈을 벌거나 남의 돈을 훔치거나 빼앗는 범죄행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이 범죄에 노출되는 것보다 어쩔 수 없더라도 쉼터를 전전하는 쉼돌이, 쉼순이가 더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다. 

가출청소년이 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쉼터를 떠도는 쉼돌이, 쉼순이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쉼터의 긍정적 기능을 널리 알리는 활동이 필요하다. 또한 제대로 쉼터가 운영될 수 있도록 전문 인력 보충과 정부 예산의 지원이 동반되어야 한다. 가정으로부터 도망쳐 나온 아이들이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쉴 수 있는 진정한 쉼터가 제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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