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최지민] 대륙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모바일 사용자가 급증하고 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중국에서 ‘란런경제’라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란런(懶人)경제’란 중국어로 게으른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 ‘懶人’과 ‘경제’의 합성어다. 게으르다는 단어가 사용돼 다소 나쁜 뜻으로 보이지만, 부정적이기 보다는 여러 요인으로 인해 변화하고 있는 중국의 사회상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가능하게 된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고 있다. 우선 직장인, 도시인들이 늘어나면서 1코노미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1코노미의 특징은 혼자서 경제활동을 한다는 점인데, 이들은 일상 속 가사노동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끼니도 주로 배달음식 혹은 즉석식품으로 해결하는 사례가 많다.

즉석식품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라면도 최근 중국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중국의 대형 라면 제조회사들의 매출이 점점 감소했다. 이유는 여러 식음료 기업들이 ‘즉석훠궈’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에게 국민음식인 훠궈는 주로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하지만 즉석 훠궈의 등장으로 굳이 식당을 가지 않아도 즐길 수 있게 됐고, 컵라면처럼 뜨거운 물만 부으면 뜨끈한 훠궈가 완성되기 때문에 기차나 기숙사, 관광지 등에서도 먹을 수 있다. 가격도 대부분 35위안, 우리 돈으로 6000원으로 크게 비싸지 않다.

란런경제 형성에 기여한 두 번째 원인으로는 일명 찾아가는 서비스, O2O(Online to Offline)의 발전이 꼽힌다. O2O 서비스는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식배달, 세탁, 청소, 기본적인 가사노동 등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서비스상품을 말한다.

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중국 모바일 사용자 수가 전년 대비 12.1% 약 7억 명이나 증가했다. 이에 발맞춰 여러 기업들은 O2O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냈다. 상품으로는 로봇청소기, 토스터기과 같은 소형가전제품이 있고 서비스로는 음식배달로 유명한 플랫폼 ‘어러머’, 가사도우미 서비스 ‘홈킹’ 등이 있다.

이처럼 1코노미의 증가, 모바일 사용증가는 ‘란런경제’라는 새로운 경제시장을 만들어 냈다. 게다가 란런경제의 잠재력을 확인한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와 같은 대형 기업들이 잇따라 O2O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현상이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다. 경기침체와 함께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어려움 속에 길이 있다’는 아인슈타인의 명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히려 반등의 기회로 삼아 돌파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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