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최지민] 매일 작은 우산을 갖고 다녔는데 하필 우산을 놓고 온 날에 비가 온다. 가장 사랑하는 아이가 잔병치레가 많다. 세차만 하면 비가 온다...한 번씩은 겪어봤을 ‘불운’일 것이다. 이렇듯 일이 계속 꼬여만 가는 일이 나에게만 일어나는 것을 두고 ‘머피의 법칙’이라 하는데, 이 머피의 법칙은 정말 어떤 공식이나 법칙에 의해서 계속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우연의 일치일 뿐일까?

1950년대 미공군 기술자였던 에드워드 머피 대위는 음속기 개발을 위해 인간이 버틸 수 있는 중력가속도(G)의 한계를 찾는 위험한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잘못 조작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부품을 만들면, 반드시 조종사들 중 누군가가 잘못 조작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를 역으로 이용해서 실험을 안전하게 할 수 있었다. 후에 상관인 존 폴 스탭 대령이 기자회견을 했을 때 사상자가 없는 비결을 묻자 ‘머피의 법칙’을 고려했다고 말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머피의 법칙을 정확하게 말하면 “잘못 될 가능성이 있는 일은 반드시 잘못된다”라는 의미다. 정말로 머피의 법칙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밝혀내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이 행해지기도 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실험으로는 로버트 매튜스(R. mattews)의 토스트 낙하실험이다. 그는 바쁜 아침 버터를 바른 토스트를 떨어뜨렸을 때 항상 버터를 바른 면이 바닥으로 떨어져 안 그래도 정신없는 출근 시간에 바닥까지 닦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는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해 보이려 했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버터를 바른 면이 항상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이는 신이 출근시간에 골탕 먹으라고 버터쪽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아닌, 중력에 의한 결과였다. 일반 식탁의 높이에서 버터를 바른 면이 위로 향해 있는 토스트가 바닥으로 낙하할 때에는 반드시 기울어진 채 떨어지게 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바닥에 착지할 때 까지 토스트가 한 바퀴 이상을 돌아야 버터를 바르지 않은 면이 바닥으로 갈 수 있는데 중력이 이를 허용하지 않아 반바퀴 정도 돌고 떨어지므로 항상 버터를 바른 면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만약 식탁이 아닌 수직으로 토스트를 세워 떨어뜨렸다면 결과는 반반이었겠지만 일상적으로 식탁이나 손에 들고 있는 토스트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이 실험이 말해주는 결과는 매우 인상적이다.

그리고 교통체증이 있을 때 항상 다른 차선이 빨라 보여서 차선을 이동하면 원래 있던 곳이 더 잘 가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정말 한 곳만 사고 등의 이유로 전혀 못 가는 상황이 아니라면 착시에 의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두 10초마다 이동을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선마다 그 타이밍이 다를 때 옆 차선은 움직이고 있고 나는 멈춰 있다. 그래서 옆 차선으로 이동을 하게 되면 이동한 차선의 이동은 끝나고 원래 차선이 이동하는 타이밍이 되어 나는 계속 멈춰 있고 다른 차선들은 계속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차들이 밀려 있을 때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의 차선을 지키며 꾸준히 이동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계산대에서 내 줄이 가장 늦게 줄어드는 경험을 하지 않았는가? 이것도 확률로 얘기를 할 수 있다. 계산대가 4개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 중 내 줄이 가장 빠를 확률은 4분의 1이고 다른 줄이 빠를 확률은 4분의 3이나 된다. 확률적으로 매우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다른 줄로 이동하면 빨라지느냐? 그것도 아니다. 실시간으로 앞 구매자의 구매물품 수 등 여러 변수에 의해 이동 할 때마다 똑같은 확률을 적용받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간다고 줄이 늦는다는 것은 당신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적용 되는 확률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머피의 법칙은 그냥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확실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사랑하는 아이가 잔병치레를 치르는 것은 사랑하고 반가운 나머지 씻지 않고 바로 안고 예뻐해 줬기 때문이며 세차만 하면 비가 오거나 늘 우산을 들고 다니다 집에 우산을 두고 나왔을 때 비가 오는 것은 사람이 안 좋은 일에 대한 임팩트가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맑은 날에 세차를 한 횟수와 비가 왔을 때 우산을 가지고 있었을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이처럼 머피의 법칙은 운이 없는데 불운이 겹치는 것이 아니다. 안 좋은 일이 벌어질 원인이 반드시 있는데 그것을 소홀히 하거나 외면하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또는 높은 확률로 발생하는 일이다.

따라서 머피대위는 머피의 법칙을 이용하여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원인부터 관리해 사상자를 내지 않았다. 지금 당신도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먼저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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