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최지민] 동물은 음식을 섭취하면 영양분을 흡수하고 난 찌꺼기를 배설해야 한다. 이를 똥, 또는 변(便), 또는 분뇨(糞尿)라 한다. 사람 역시 동물이므로 남녀노소 그 누구를 막론하더라도 똥은 싸게 되어 있다.

지구상에는 약 70억명의 사람들이 사는데 이들이 모두 배변을 한다면 지구는 똥으로 가득차야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도시를 보더라도 똥을 구경하는 것조차 어려운 시대가 됐는데, 과연 우리가 싼 똥들은 어떻게 처리가 되는 것일까? 도시 거주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아파트를 기준으로 알아보자. 

현재 거의 모든 아파트는 물을 흘려서 사용하는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한다. 사람이 변기에 배변을 하면 똥은 오물 배수관을 따라 보통 아파트 지하에 설치되어 있는 정화조로 이동하게 된다. 

물과 함께 섞여 흘러온 똥은 정화조의 제1부패조와 제2부패조로 유입된다. 이곳에서 똥과 휴지 등의 고체들은 며칠 동안 머무르며 혐기성세균(산소가 없는 곳에서도 사는 박테리아)과 미생물의 작용으로 액체로 분해된다. (휴지도 분해, 단 일부 물티슈 등은 분해가 안 됨)

액체상태가 된 똥 등의 오물은 여과조를 거쳐 산화조로 이동한다. 산화조는 자갈 같은 것들이 쌓여 있는데 이 사이사이는 펌프를 이용해 공기가 들어가게 되어 있다. 액체 상태가 된 똥은 이곳을 거치면서 호기성 세균을 만나게 되어 탄산암모늄이라는 무기물로 변하게 된다.

이로써 분해 된 똥은 대략 맑은 물로 변하여 소독조에서 염소로 소독한 다음 배출관을 통해 방류된다. 

여기까지는 완벽한 정화시설을 갖춘 경우이고 여과조까지 설치되어 있을 경우에는 액체화된 똥이 하수관을 통해 가까운 하수처리시설로 이동하게 된다.

이 액체는 침사지로 이동하여 비중이 큰 모래나 돌을 가라앉히고 플라스틱 같은 것을 띄워 걸러진다. 이후 최초침전지로 이동하여 고형물을 바닥에 가라앉히고 반응조로 이동하여 화학물질 등을 제거한다. 

그 후 최종침전지에서 맑은 물과 고형물을 완전히 분리한다. 분리된 물은 최종적으로 여과시설을 통해 깨끗한 물로 재처리 되어 방류되고 이 정수 과정에서 발생한 찌꺼기(슬러지)는 슬러지 처리시설을 통해 분해 탈수되어 탈수케이크 상태가 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등은 재활용 되고 케이크는 비료로 사용되거나 매립하거나 태운다. 과거에는 바다에 많이 버리기도 했지만 이 경우 해당 바다에 부영양화로 인해 녹조와 적조가 발생하여 금지 추세에 있다. 

이와 같이 우리가 배출하는 똥은 여러 과정을 거쳐 깨끗한 물과 슬러지로 탈바꿈 되어 자연으로 방출하게 된다. 그리고 깨끗하게 정화된 물은 돌고 돌아 다시 상수 처리하여 우리가 사용하게 된다. 더럽고 영원히 다시 사용할 수 없을 것 같은 똥. 하지만 이 역시 자연의 순리인 만큼 과거에는 자연적으로, 지금은 기술로 어떻게든 순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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