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최지민] 지난 6월 미군이 IS 수도격인 락까에 백린탄을 투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엄청난 살상력으로 국제 사회에서 사용금지 된 무기가 사용된 것이다. 악마의 무기라고도 불리는 ‘백린탄’은 무엇일까?

백린탄은 인의 동소체인 백린을 활용한 무기로 인류 역사 상 최악의 무기로 불린다. 19세기 페니언단 방화범들이 이황화 탄소 용액 형태로 최초로 사용해 ‘페니언 불(Fenian fire)’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연소가 시작되면 무려 온도가 4~5천도 가량 올라가는 백린탄은 인체에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 않는다. 게다가 보통 백린탄 공격은 공중에서 폭발시켜 넓은 영역에 불씨가 퍼지기 때문에 살상률도 높다. 

인체에 묻은 백린은 피부는 물론이고 심장이나 간 등 주요 장기와 뼈까지 태워 버린다. 그렇다고 해서 불을 끄기 위해 물을 부으면 오히려 그 물을 타고 다른 부분도 타게 된다. 그래서 백린탄을 맞은 대부분의 경우 백린이 묻은 피부를 잘라내는 게 최선책일 정도다.

게다가 백린이 연소하면서 생기는 연기는 오산화인(phosphorus pentoxide)을 발생시키는데, 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눈, 코, 호흡기 점막이 상한다. 이로 인해 다량의 연기를 흡입하는 경우 직접 백린을 맞지 않아도 사망하기도 한다.

2차 세계대전 중 미국과 영국군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면서 악명 높은 무기로 인식하게 됐다. 백린탄의 위험성을 인지한 세계 각국은 전쟁이후 제네바협약을 통해 백린탄을 조명, 연막탄의 용도로만 사용하기로 정했으며, 민간지역에서의 사용은 더욱 금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중동국가 전쟁에 백린탄이 계속해서 사용되어 왔으며, 올해 시리아에서 미국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백린탄을 사용하면서 다시 한 번 큰 논란이 됐다.

한편 미군은 인명살상용이 아닌 연막탄, 표식용으로 사용했다며, 전쟁규범에 부합하게 백린탄을 썼다고 전했지만, 시리아내전 감시단체는 백린탄이 떨어진 도시 락까의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 당일 민간인 24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일각에서는 핵무기보다 오히려 백린탄이 훨씬 무섭고 잔인한 무기라며 사용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전쟁의 교훈이 말해주듯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대량 살상무기는 앞으로도 계속 자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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