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지난 10월 방영을 시작한 JTBC ‘전체관람가’가 이색적인 기획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와 예능 방송의 성공적인 결합, 블록버스터 예능 프로그램이라 평가 받는 ‘전체관람가’는 몇몇 유명 영화감독들이 단편 영화를 제작, 그 과정을 그대로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실제 그렇게 탄생한 최종 단편영화를 TV를 통해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지난 17일, 전체관람가에 이영애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오랜만에 연기를 선보인 이영애는 이경미 감독의 ‘아랫집’이라는 작품에 출연해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아랫집’은 이경미 감독의 ‘이상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이영애의 의외의 면을 끄집어내며 환상 케미를 발휘했다는 평가르 받고 있다.

[사진/영화 '부당거래' 스틸컷]

이경미 감독은 특색 있는 단편 영화 외에 ‘미쓰 홍당무, 2008’, ‘비밀은 없다, 2015’ 를 통해 탄탄한 구성과 의외성을 인정받은 여성 감독이다. 특히 각 작품마다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관을 잘 녹인다는 평을 받는데, 이번에 화제를 모으고 있는 미세먼지(담배냄새)를 소재로 한 영화 ‘아랫집’ 역시 괴랄(괴상하고 발랄)한 그녀의 세계관이 잘 반영해 냈다.

이경미 감독은 이번 ‘아랫집’을 기획하며, 이영애를 캐스팅해 놀라움을 샀다. 이경미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에서 스크립터로 활약하며 이영애와의 인연을 쌓았고 이를 십분 발휘해 이영애를 섭외해 스텝의 탄성을 자아냈다.

[사진/JTBC 전체관람가 방송화면 캡쳐]

이경미 감독은 ‘오디션, 2003’이란 단편영화로 영화계에 입문, ‘잘돼가? 무엇이든, 2004’을 통해 그녀만의 괴랄함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직장 여성의 감정을 독특하고 세밀하게 간파한 이경미 감독은 이해 2004년 부산 아시아 단편 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대한민국 여성 감독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친절한 금자씨’의 스크립터로 활약하며 본격적인 상업 영화로 진출, ‘미쓰홍당무’, ‘비밀은 없다’ 등을 제작하게 된다. 또한 제작 뿐 아니라 연기에도 은근한 욕심을 드러내며 ‘타임리스, 2009’에서 프로듀서 역할을, ‘부당거래, 2010’에서 부검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사진/JTBC 전체관람가 홈페이지]

그녀의 필모그래피에서 알 수 있듯 이경미 감독의 무기는 평범하지 않은 ‘이상한’ 세계관이다. 같은 현상을 두고도 다른 시각으로 해석해 내는 힘, 또는 남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을 특별하게 캐치해 내는 능력은 그녀의 장점이 되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든다.

그리고 그 이상함 이면에 묘한 긴장감을 잘 배합해 ‘뭐지?’하면서도 이내 그녀의 연출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홍조를 가진 여성의 콤플렉스를 다룬 ‘미쓰홍당무’, 딸이 사라진 정치인 부부의 상황을 다룬 ‘비밀은 없다’는 이경미 감독의 그런 매력을 잘 볼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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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랫집’ 촬영 현장에서도 이경미 감독의 이상함은 빛이 났다. 특히 현장에서 모두가 고개를 젓는 이상한 장면을 두고 OK 싸인을 내리고, 배우 이영애의 실수와 의외의 부분을 살리는 장면은 감독 이경미의 독특한 작품이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또한 그런 의외의 장면과 묘한 긴장감을 배합한 그녀의 재주에 영화의 몰입도가 상당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물론 영화 방영 이후 그녀의 ‘이상함’을 거부하는 후기도 있었지만, 그 역시 이경미 감독의 예상안의 반응이었을 것이다.

‘괴랄함’이라는 자신을 둘러싼 수식을 즐기고 반기는 이경미 감독, 그녀의 독특한 감성이 앞으로 또 어떠한 작품에서 역량을 발휘하게 될까. 다양성을 기대하는 영화 팬들의 기대가 이경미 감독에게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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