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디자인 이연선]

▶ 앨런 튜링 (Alan Turing)
▶ 출생-사망 / 1912년 6월 23일 - 1954년 6월 7일
▶ 국적 / 영국
▶ 활동분야 / 수학자, 물리학자
▶ 수상 / 대영제국 훈장(1945년)

현대 컴퓨터 공학의 초석을 다진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었지만 당시 사회상에 부딪혀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한 비운의 수학 천재.

-‘인간의 지능을 기계에 넣어두자’
앨런 튜링은 어린 시절 3주만에 읽기를 깨우치고 미적분을 배우지 않고도 고등수학 문제를 풀어냈을 뿐 아니라 아인슈타인의 이론도 이해할 정도로 수학에 있어서는 천재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런 그에게는 15세때 친하게 지냈던 ‘크리스토퍼 모컴’이라는 친구가 있었고 함께 어려운 수학문제를 푸는 것을 즐겨했다. 하지만 1930년 모컴이 결핵으로 숨지게 되자 튜링은 낙담에 빠졌고 이때 인간의 지능을 기계에 넣어 저장하거나 전달한다는 ‘계산 이론’을 창안하게 된다.  

-최초로 컴퓨터 기본 구상을 이루다
튜링은 대학 진학 후 수학을 공부하고 1935년부터는 대학원 연구원으로 일을 했다. 그리고 「계산 가능한 수와 결정문제의 응용에 관하여 (On Computable Numbers, with an Application to the Entscheidungsproblem)」(1937)라는 논문을 발표하게 되는데 이 논문에는 컴퓨터의 기본적인 구상이 최초로 담겨있다. ‘튜링기계’라 불리는 이 가상의 연산 기계는 읽기-쓰기-제어센터 이 세 가지만 있으면 모든 계산 가능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보았는데 이는 오늘날의 컴퓨터가 기본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기초적인 기술의 토대가 되었다.  

- 암호 해독 기계를 만들다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튜링은 영국이 전쟁에 돌입하자 수학적인 능력을 인정받아 ‘정부암호학교’의 암호해독반에 들어가게 되었다. 튜링은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할 기계를 만들었고 이는 ‘튜링 봄베(고압 기체를 저장하는 강철용기를 일컫는 독일어)’라고 불렸다. 튜링 봄베는 영국군이 독일 잠수함의 위치와 공격을 알아내는데 큰 공을 세웠다.

-컴퓨터는 생각할 수 있을까? 튜링테스트를 실험하다
전쟁이 끝나자 튜링은 비로소 인공지능에 몰두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1950년 그는 ‘튜링테스트’라 불리는 유명한 실험을 하게 된다. 이 실험은 서로 보이지 않는 방 세 개에 사람 두 명과 컴퓨터 한 대를 넣어두고 그 중 한 명이 실험 팀장을 맡는다. 팀장은 인쇄전신 교환 장치로 다른 두 방에 질문을 보내고 답장을 받게 되는데 이때 팀장이 어떤 것이 인간이 보낸 것이고 어떤 것이 컴퓨터의 것인지 가려내지 못하거나, 컴퓨터를 인간으로 생각하게 된다면 해당 기계는 ‘사고’를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비록 실험은 실패로 끝났지만 튜링은 50년 뒤에는 이런 컴퓨터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고 실제로 현재 튜링테스트는 컴퓨터가 제대로 된 인공지능을 갖췄는지 판별하는 실험으로 쓰이고 있다.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그의 마지막 순간
동성애자였던 튜링은 우연히 19세 청년을 만나 같이 살게 된다. 하지만 이 청년은 범죄 집단과 어울렸고 청년을 혼자 두고 외출했던 튜링은 집안에 있던 물건들을 도둑맞게 된다. 이에 경찰을 부른 튜링은 경찰조사에서 청년과 동성애 관계라는 사실을 밝혔다. 하지만 당시에는 동성애가 허용되지 않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는 성문란 혐의로 고소당하여 화학적 거세를 받게 되었다.이후 컴퓨터 개발에 손을 떼고 집에만 박혀 지냈던 튜링은 1954년 6월 7일, 42살의 나이에 독약을 넣은 사과를 베어 물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튜링은 컴퓨터공학과 정보공학의 기본 이론을 성립했으나 오랜 세월 그 명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2009년, 영국 수상 ‘고든 브라운’이 그의 박해받은 삶을 공식 사과했으며 미국 계산기학회에서는 1966년부터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중요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튜링상을 수여하며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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