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인간이 죽으면 저승으로 데려 간다는 ‘저승사자’. 최근 저승사자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늘어나고 있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도깨비’의 저승사자 이동욱부터 시작해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신과 함께’의 저승사자 하정우까지. 이들만 보더라도 작품에 따라 저승사자의 외향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각 문화에 따라서도 고유의 저승사자의 모습이 다르다고 한다. 어떤 모습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첫 번째는 갓을 쓴 우리나라 전통 ‘저승사자’

출처/KBS '전설의 고향' 캡쳐

우리나라에서 저승사자의 초기 이미지는 검은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채 얼굴은 새하얀 모습이었다. 검은 두루마기를 두른 모습은 우리나라의 문화적 배경과 무의식 속에서 체험된 것들이 계속 축적되면서 생겨난 이미지라고 볼 수 있다.

저승사자는 사람이 죽고 나서 저승세계로 인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상이 무섭고 거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예부터 초상 때 악한 사자가 집에 남아있지 않고 망자가 저승사자의 안내로 저승길을 고이 갈 수 있게 저승사자에게 돈과 밥을 대접한다.  

두 번째는 낫을 들고 검은 망토를 한 ‘그림 리퍼(Grim Reaper)’

출처/픽사베이

그림 리퍼(Grim Reaper)는 서양 문화권의 저승사자이다. 가장 대표적인 형태로 검은 망토와 후드를 걸친 해골 모습으로 대낫을 들고 다닌다. 영어 단어를 그대로 풀이하자면 ‘음산한 수확자’로 영혼을 수확해 간다는 뜻이다.

서양의 저승사자가 이런 모습을 갖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과거 유럽에 흑사병이 돌았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염병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죽어나가는 모습이 마치 수확 시기에 밀밭을 낫으로 베는 것 같다는 느낌에 낫 든 해골의 형상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그림리퍼는 악마나 사악한 존재의 수하로 그려지는 경우도 있는데 본래는 사람의 마지막 순간에 소원을 들어주거나 망자의 인생에 대해 감동적이었던 이야기를 들어주는 등의 따뜻한 면모도 갖고 있다고 한다.

세 번째는 죽음을 예고하는 아일랜드 요정 ‘밴시’

출처/위키미디어

저승사자가 망자를 저승으로 인도한다면 아일랜드 요정 밴시는 죽음을 미리 알리는 역할을 한다. 게일 전승에서는 밴시를 보통 녹색이나 적색 옷을 입고 있고, 산발의 긴머리로 묘사하고 있다. 또한 추하고 끔찍한 노파의 모습부터 마음만 먹으면 젊고 아름다운 모습까지 다양한 외모로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밴시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어 게일 가문의 구성원이 죽을 때가 되면 슬픈 노래를 부르거나 통곡을 해 죽음을 알린다고 한다. 따라서 밴시의 통곡소리는 죽음에 대비하라는 경고와도 같다.사람에게 적대적이거나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고 한다.

저승사자는 서양과 동양에서 모두 존재한다. 이는 사람의 죽음에 대한 공포감이 공통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 나라의 문화와 전통, 풍습에 따라 그 모습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