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이연선, 정현국] 세계반도핑기구(WADA) 올리비에 니글리 사무총장은 한 인터뷰를 통해 “평창올림픽, 세계 최첨단 분석 기법을 동원해 역대 가장 정직한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이번 대회기간 도핑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도핑(doping)은 스포츠 경기에서 의도적으로 경기력 향상을 목적으로 선수에게 근육강화제 등의 약물을 투입하는 것을 말한다. 포도껍질로 만든 알콜음료인 dop에서 유래했으며, 1899년 영국에서는 경주마에 사용하는 약물을 도프(dope)라고 불렀다.

본래 도핑은 그동안 정확한 규정이 없어 스포츠 종목에서 종종 사용되어왔다. 그러던 중 도핑의 위험성을 알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1960년 로마 올림픽 덴마크 사이클 선수가 경기 도중 쓰러져 사망했는데, 사인이 흥분제인 암페타민 과다복용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후 전 세계 스포츠 협회들은 도핑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대책에 나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는 의무분과위원회가 설치되고 1968년 그레노블 동계올림픽부터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약물검사, 도핑테스트가 실시됐다.

도핑테스트는 경기기간 중과 그 외로 나눠 실시하는데, 경기시간 외의 도핑 테스트는 사전 예고 없이 진행된다. 보통 소변 샘플을 두 개 채취해, 하나는 경기 개최지에서 바로 검사하고 다른 하나는 10년간 냉동 보관 후에 재검사하는데,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는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혈액검사를 통해 도핑 여부를 확인했다.

서울에서 열린 ‘88올림픽’에서 캐나다의 육상선수 벤 존슨은 유명선수로는 최초로 도핑테스트에 걸렸다. 당시 존슨은 9초 79의 기록으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불과 몇 센티미터 차이로 라이벌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었다. 그러나 경기 직후 실시된 소변검사 결과 스테로이드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그는 신기록과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이밖에도 도핑으로 몰락한 선수는 안타깝지만 꽤나 많다. 그중 '사이클의 신화' 미국의 랜스 암스트롱이 대표적이다. 암스트롱은 다양한 종류의 약물을 상시 복용했고 도핑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검사할 때가 되면 해외 경기를 핑계로 도망치거나 의사로부터 허위 처방전을 받기도 했다.

이런 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도핑의 유혹은 계속되고 있다. 그 이유는 경기력 향상이라는 달콤한 유혹 때문이다. 심지어 도핑테스트를 피하기 위해 기계도핑, 브레인도핑이란 종류가 생기기도 했다. 기계도핑은 기계장치를 개조한 후 기계의 힘으로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며, 브레인도핑은 뇌 부위에 전기 자극을 주어 운동선수의 경기 능력이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도핑은 잠깐 동안 큰 효과를 볼지는 모르겠지만 선수 생명까지 단축시키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도핑은 정정당당한 노력과 실력으로 승부를 가리는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다. 물론 선수들에게 기록은 생명과도 같기에 그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안다. 하지만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기리는 스포츠선수라면 도핑의 유혹에서도 당당히 이겨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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