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빈곤’의 사전적인 의미는 ‘가난하여 살기가 어려움’이다. 경제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이 빈곤 계층이 늘고 있다. 여기서 빈곤의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빈곤의 기준은 개인별, 상황별로 다르고 그야말로 상대적이다. 개개인이 생각하는 빈곤이라는 개념의 기준 격차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스스로를 빈곤하다고 토로하는 부류에 대해, 자신이 정해놓은 빈곤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도리어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이를 ‘빈곤 때리기’라고 한다.

‘빈곤 때리기’란 빈곤에 대한 고정관념을 이미지화 시켜놓고 빈곤하다고 토로하는 이들에 대해 실제 그런 모습이 아니라면 비난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빈곤의 정도를 ‘하루 한 끼 먹기 어려운 사람’, ‘옷이 지저분한 사람’ 등으로 정해 놓고, 스스로를 빈곤하다고 불평하는 사람을 비판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빈곤하다고 여기는 부류는 늘 있어 왔다. 그들은 자신의 총 자산을 놓고 그렇게 평가하기도 하지만 현재 당장의 주머니 상태를 바라보며 ‘빈곤’하다라고 토로하기도 한다. 반대로 또 누군가는 빈곤하다고 불평하는 상대를 보면서 ‘저 정도라도 되었으면’이라고 바라며 자신이야 말로 빈곤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러한 ‘빈곤’이라는 단어가 장기화된 경제 불황과 맞물리면서 더욱 자주 사용되었다.그러자 빈곤 때리기 현상이 일본을 중심으로 일기 시작했다. 간혹 매체에 ‘빈곤’을 주제로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들의 생활을 관찰한 영상을 접한 일부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옷차림’도 멀쩡하며 ‘밥’을 굶는 모습도 아니었다며 빈곤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그들이 그려놓은 빈곤이라는 이미지에 전혀 부합하지 않았던 것이다.

빈곤 때리기는 면전에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주로 방송에 대한 댓글 또는 SNS상에서 발생한다. 실례로 지난해 NHK 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빈곤계층으로 나온 한 학생은 방송 직후 게시판을 통해 빈곤 때리기를 당했다. 학생이 1000엔(약 1만원)짜리 점심을 먹고,그의 집에 애니메이션 상품이 많이 있었다는 것이 빈곤 때리기를 당한 이유였다.

이러한 현상은 점차 번져나가며 찬반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빈곤’이라는 느낌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 개인의 감정을 존중하자는 입장과, ‘빈곤’이라는 말이 하나의 가벼운 감정처럼 사용되다 보니 상대적인 박탈감을 조장한다는 부류가 대립하는 양상이다. 

빈곤에 대한 기준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때문에 빈곤이라는 말에 대한 사용을 두고 개인의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쉽게 내뱉는 빈곤이라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는 점은 모두가 한번 생각해 봐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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