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대한민국에서 게임을 조금이라도 해봤던 사람이라면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니 게임을 모르는 사람도 ‘스타크래프트’정도는 거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지금처럼 PC방과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기 때문이다.  

마이크 모하임(페이스북)

위에서 열거했던 저 대단한 게임들은 모두 ‘블리자드’라는 게임 회사에서 제작된 작품들이다. 그리고 이 블리자드의 중심에는 ‘마이크 모하임’이 있다. 

“게임은 재미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는 대부분의 이유는 바로 ‘재미’가 있어서다. 당연한 이유지만 많은 게임들이 이 본질을 잊어 반짝 관심을 끌었다가 사라져 가곤 한다. 하지만 블리자드의 게임들은 적어도 몇 년 동안 게이머들이 지속적으로 즐긴다. ‘스타크래프트’는 출시 19주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으며 게임 대회 뿐 아니라 개인방송 콘텐츠로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블리자드 역시 이런 게이머들의 지속적인 관심에 최근 고해상도와 그래픽을 일신한 리마스터 버전을 출시해 즐거움을 주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그만큼 여전히 게이머들에게 재미를 제공해 주고 있기에 이런 일들이 가능한 것이다. 마이크 모하임은 1966년에 태어나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카드게임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당시 즐겼던 카드게임에서 머리를 쓰는 것을 좋아했던 모하임은 게임이란 ‘재미와 즐거움’이었으며 이 개념은 그가 블리자드를 운영하면서도 절대로 지켜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다. “재미있게 만들고 재미있게 즐기며 그 자체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자”즉 만드는 사람이 게이머로서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게이머들도 재미를 느낄 수 없다는 지극히 기본적인 것을 철칙으로 삼았고 그것은 정답이었다. 

“한 명의 천재가 아닌, 팀이 완성도를 결정한다”
마이크 모하임은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동문인 앨런 애덤스와 함께 게임회사인 ‘실리콘 & 시냅스’를 창립한다. 이 회사는 이미 발매된 게임을 다른 플랫폼으로 컨버전 하는 외주업체로 시작했는데 동시에 자체 제작 게임 제작에도 힘을 쏟았다.

회사 초기 자본 부족 등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마이크 모하임은 몇 명의 천재가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팀 전체가 뭉쳐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그는 인재를 채용 할 때 기술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게임과 게임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가를 중요하게 여겼다. 그리하여 현재 블리자드 프랜차이즈 3종(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의 주축 제작진은 블리자드의 전신인 실리콘 & 시냅스 설립 초기에 입사했던 직원들이 여전히 주요 자리를 지키고 있게 되었다.

디아블로

“진보에서 그 가치를 찾다”
블리자드의 3대 프랜차이즈인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의 게임 장르는 블리자드에서 최초로 만든 것은 아니다. 워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의 이전에는 듄2 라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 있었는데 여기서 영감을 얻은 마이크 모하임은 더 쉽고 비주얼적으로 훌륭하며 스토리가 가미된 워크래프트2를 발매하면서 큰 호응을 얻게 된다. 또한 핵&슬래시(쿼터뷰로 진행되는 롤플레잉) 방식을 채용한 디아블로는 기존의 턴제 롤플레잉 게임에 액션을 가미하여 게이머들에게 신세계를 보여줬고 개발 되었다가 모두 폐기하고 새롭게 만든 스타크래프트는 실시간 전략게임의 완성형이 되었다. 또한 실시간 전략게임인 워크래프트를 그 방대한 스토리를 활용하여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로 개발한 것은 신의 한수로 불리며 세계에서 가장 팬이 많고 수명이 긴 mmorpg로 기록되고 있다.

“자유로운 개발 환경이 괴짜를 만든다”
이런 것들이 가능하게 된 이유는 마이크 모하임의 운영 철학이 가장 클 것이다. 자유로운 취미활동이나 자율적인 출퇴근 시간, 최대한 취향을 반영해 꾸밀 수 있는 사무 공간 등을 제공하여 직원들의 창의성을 자극하였고 그런 가운데 괴짜와 같은 참신함을 불러 올 것이라 여겼다. 또한 외부의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사고를 강조하여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던 영화 ‘스타워즈’ 등에서 스타크래프트의 영감을 받기도 했다. 

“완성도를 추구하라”
게임의 발매 기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비용이 늘어나고 발매시기에 따른 위험성이 포함된다. 따라서 일부 게임회사들은 미처 다 완성시키지 못한 게임도 먼저 출시하여 추후 패치를 통해 보강하거나 방치해 게이머들의 원성을 사는 바가 허다하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발매 일정이 다가왔을 때도 자신들이 인정할 수 있는 완성도가 아니라면 과감히 발매일을 연기해 버렸다. 이는 게임의 발매를 기다리는 게이머들에게는 약간의 실망감을 주었지만 추후 발매한 게임의 완성도와 재미에서는 실망을 시키지 않았기에 오히려 완성도에 대한 신뢰도는 훨씬 높아졌다. 또한 지속적인 패치 등의 사후서비스를 통해 제작사가 게이머들에 대한 신경을 계속 쓰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충성도까지 높이고 있다. 

마이크 모하임은 올해로 26년째 블리자드를 이끌고 있다. 그는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휩쓸었던 한국에도 자주 방한하여 직접 리마스터 버전을 공개하는 등 게이머들에게 더 다가가려 하고 있다. 돈을 쓰는 소비자가 아닌 게임을 즐길 줄 아는 게이머가 게임의 수명을 길게 하고 더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게임은 재밌어야 한다는 모토는 게이머들이 블리자드의 게임을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원천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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