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태우 칼럼니스트] 8.15를 보내면서 마음 한 쪽이 더욱더 무거워 짐을 느낀다. 광복절아침에 순국선열들의 아픔을 생각하면서 태극기를 만지니 그 맘이 더 무거웠다.

우리사회가 경제적으로 量(양)적인 성장을 한 것에 비해서 정신적인 성숙도가 민주의식과 더불어서 이 잘 이루어 지지 않는 모습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너나 나나 민주주의를 큰 소리로 외치면서도 정작 무거운 개개의 실천의 문제에서는 이기주의적인 삶의 패턴에서 맴도는 오늘의 현실을 정신적인 조그만 병리현상이라고 아니할 수 있는 것인가?

민주주의는 권리이전에 책임과 공적윤리의 실천이 먼저인 것이다. 혹독한 자기절제성이 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제도다. 선거한다고 민주주의는 아닌 것이다. 국민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그 동안 잘 해오고 우수하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지만, 잘못된 점은 짚어보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특히나, 대북문제를 다루는 문제도, 5년마다 바뀌는 정부의 태도나 철학이 가장 근본적인 물음을 도외시하고 가시적이고 감정적인 성과위주로 질주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맘이 크다. 단기적인 임기응변보다 기초를 더 다지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기엔 우리의 대북기초체력은 덩치에 비해서 아직 국민정서상으로도 잘 정비가 안 되고, 정부도 본질적인 문제에는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는 생각이다.

북한이 스스로 거두고, 또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서 합의된 개성공단정상화를 위한 ‘7차실무회담’의 내용을 보면, 북한을 조금만 연구한 전문가도 의아한 맘을 갖게 되는 구석이 많이 보인다. 現 정부의 공을 폄하하는 것이 아닌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의 질문들인 것이다.

설사 북한이 이 번에 합의를 하고 다시 공단을 재가동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알맹이 없는 단기적인 분위기 반전은 있을 것이다. 하나 우리정부의 핵심적인 관심사안인 核(핵) 문제는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영변의 관련 핵시설이 확장되고 있다는 증거사진부터 시작하여 아직도 그들은 그들이 스스로 합의한 한반도비핵화선언을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핵무기 소형화 및 대량생산을 위한 관련시설 가동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대목을 소홀히 하면서 대화만을 위한 대화에 메이는 것은 큰 함정을 만들 수가 있다.

분명히 개성공단 가동의 대가로 북한정권으로 흘러가는 연간 약 9천만달러에 이르는 돈은 이렇게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게임을 할 핵 개발비용으로 흘러들어 갈 것이다. 일단 대화가 중요하니, 알면서도 국군포로송환문제도 접고, 인산가족상봉이나ㅡ인도적 차원의 지원만을 늘리면서 진실성이 부족한 대화창구라도 갖고 가려는 맘은 알지만, 이러한 처방이 남북통일에 대한 제대로 된 통일된 여론형성도 부재한 우리 국민들에게, 엄격하게 어떤 시각에서 무슨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는 것인가? 그저 대화하고 화합으로 가는 한반도란 구호만으로 만족할 것인가? 皮相(피상)과 本質(본질)의 문제서 본질의 문제를 더 짚어야 하는 시기라는 필자의 생각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서 더 이상 신뢰의 대상도 아니고 협상의 대상도 될 수가 없는 난파직전의 선박과 같이 되었다. 중국의 지렛대가 겨우 難破를 막고 있고, 우리사회내의 종북세력들이 정신적으로 이미 실패한 독재국가의 하수인역할로 남한사회의 일부 국민들에게 잘못된 북한관만 심어주고 있을 뿐이다. 이는 미국도 중국도 다 알고 있는 사실로 한반도에 격변이 오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지가 않다. 우리 정부가 원칙적인 선에서 민주적인 절차를 의식 국내 종북세력 눈치 보면서 북한의 필요를 어느 정도 의식하고 대화를 위해서 움직이고 있는 현실에는 많은 덫이 있을 것이다. 대화는 중요하지만, 북의 眞實性(진실성)이 결여된 대화는 훗날 더 큰 화근도 될 수 있음을 우리가 알아야 한다.

북한정권이 근본적으로 改革되기 전에는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노력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종국적으로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길을 걸을 것이란 理想論(이상론)으로 또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언젠가 또 다시 북한이 국지적인 군사도발로 한반도에 위기를 조장할 시에 저 개성공단은 우리 국군의 작전을 방해하는 거대한 북한의 인계철선이 됨을 알면서 왜 그리 개성공단 정상화만 외치는지 답답하다. 정상화란 단어는 상대가 상식을 갖은 구성원일 때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더 문제는 항상 상업적인 뉴스거리를 만들려고 본질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처방을 내지는 않고 호들갑을 떨고 있는 우리의 언론들이다. 우리 정부는 아직도 공식적으로 일을 저지른 북한으로부터 천안함이나 연평도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받은 적도 없다. 김대중 정권시절의 서해교전은 말할 것도 없고 불과 얼마 전의 도발에 대해서도 그저 무시하는 막가파식 처신을 우리정부한테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가장 아픈 부분들은 일단 접어두고 쉽고 다가설 수 있는 분야부터 대화하고 문제해결을 시도한다는 의도는 좋고 타당하지만, 이러한 논리도 최소한 북한이 사회주의를 하건, 왕조국가를 하건 간에, 최소한 일관성으로 국제사회의 규범에 의무감을 갖고 있을 시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체제여건상, 정권의 속성상 북한은 앞으로 이러한 나라가 될 수 없음을 모르고 하는 일이라면 더 큰 일일 것이다. 개성공단이 국제화된다는 레토릭이 현실화되는지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도 매우 부족한 시점인 것이다.

아무리 보아도 남북관계가 실질적으로 정상화되는 과정은 많은 시간뿐만 아니라, 한반도에 큰 격변으로 대체될 것이란 현실론이 더 커 보이고, 논리만으로 대화를 이야기하는 그 순간에도 계속 남남갈등(South-South Conflict)을 확대재생산하면서 우리 사회에 대한 分列(분열)을 획책하는 북한정권을 너무 너그럽게 보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필자도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는 것은 옳다는 생각이지만, 일반 국민들에게 현실을 망각하는 북한이미지를 계속 주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통일전략의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인 것이다.

대화를 위한 계속적인 노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소중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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