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10월 23일부터 약 15일 동안은 가을의 마지막 절기인 ‘상강(霜降)’이다. 상강은 찬 이슬이 맺히는 한로(寒露)와 겨울에 들어서는 입동(立冬) 사이에 있는 18번째 절기로 태양의 황경이 210도에 이르는 때를 일컫는다.

상강은 절기상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날로 가을 고유의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지만 밤의 기온은 매우 낮아지게 되는 등 일교차가 크다. 이로 인해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발생하며 여기서 온도가 더 낮아지면 첫 얼음이 얼기도 하는 시기다. 

이처럼 상강은 가을의 마지막 절기로 가을의 마지막 아름다움의 절정을 만끽할 수 있는 시기다. 단풍의 화려함이 산과 들에 절정에 달하고 국화 역시 만개한다. 이에 예로부터 상강에는 국화를 이용해 전이나 차, 술 등을 만들어 먹는 전통이 있었다. 

상강은 단풍이 가장 화려한 때이기도 하다(출처/픽사베이)

특히 국화주는 좋은 향으로 몸이 가벼워지며 정신이 맑아지고 청혈 해독과 말초 혈관 확장의 효능이 있어 예로부터 장수에 좋은 술로 알려졌고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는 사군자(매화나무, 난초, 국화, 대나무)에 속하는 만큼 선비들이 즐겨 마시던 전통주였다.   

상강에는 곶감을 많이 만들기도 했다. 상강은 서서히 낮 기온이 낮아지기 때문에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는 다른 시기보다 감을 말리기 좋은 시기였다. 때문에 이 시기에 감을 말리면 곰팡이도 잘 슬지 않고 질 좋은 곶감이 생산되곤 했다. 

또한 상강에는 예로부터 둑제(纛祭)를 지냈다. 둑제란 조선시대 군령권을 상징하는 군기(깃발)인 둑 앞에서 병조판서가 주관하여 지내는 제사로 봄을 알리는 경칩과 상강에 지냈다.

상강은 농업 국가였던 옛 조상들에게 매우 중요한 절기였다. 수확의 계절인 가을을 마무리 하는 상강은 동시에 농사를 마무리 짓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상강이 시작되면 논이나 밭에 서리가 내리게 되므로 수확하지 않은 작물들이 못 쓰게 된다. 

따라서 고구마, 호박, 고추 등을 수확하여 보관하고 추수한 벼를 타작하였으며 보리를 파종했다. 추수를 마무리함과 동시에 겨울을 날 준비를 하는 시기인 것이다.

이처럼 가을의 아쉬운 마지막을 알리는 절기인 상강. 지금은 예전처럼 겨울을 날 준비에 온힘을 쏟지 않아도 되므로 올해의 마지막 가을을 눈과 입으로 만끽할 수 있도록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