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국해 갈등조정방안회의 참석기

[시선뉴스 박태우]  중화민국의 The Prospect Foundation이 주최하고 Center for Japan Studies, Fu Jen Catholic University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East China Sea Peace Forum에 한국의 국제정치학자로 참석했다. 중화민국(ROC) 대북시의 Shangri-La's Far Eastern Plaza Hotel에서 8월5일 하루 동안 열린 이 국제회의는 ‘Strategic Implications and Perspectives on Maritime Resources Sharing in the East China Sea’, ‘Prospects of Regional Maritime Security Cooperation in the East China Sea’, 그리고 ‘Establishment of a Track II Mechanism on East China Sea Peace Initiative’ 등의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되었고, 마지막으로 Roundtable 토론장에서 종합적인 논평 및 의견개진이 있었다.

   필자도 하루 종일 회의 참석 후, Ralph Cossa(President , Pacific Forum, USA)가 좌장을 맡은 이 Roundtable에서 6분정도 동아시아의 평화구상에 대해서 의견을 개진하면서, “동중국해의 영토분쟁이 해결되지 않는 근본원인은 아직도 여전히 국제정치가 힘의 논리(power politics)에 의해서 지배되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함”을 지적하고, 이 영토분쟁에 관련된 강국들(중국, 일본)의 진진한 접근법 모색이 앞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정부간 대화가 어렵다고 민간영역에서 이 영토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실질적인 문제해결방안에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서로의 입장을 더 자세히 이해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임을 강조하였다.

   더군다나, 필자는, 중화인민공화국(PRC)과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이 애국주의를 핑계로 이 센카쿠열도(다오이타오)문제를 국내정치에 고의적으로 이용하는 국수적인 자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서 중화민국(대만)과 같은 관련 작은 행위자가 직접적으로 이 문제를 풀기가 어려운 국제정치의 현실을 지적했다. 필자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이 회의에 초청되어 국제정치무대의 냉정함과 현실주의적인 접근법의 타당성을 강조하고, 오만과 편견의 강대국정치가 하루빨리 종식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였다.

   특히나, 유럽연합(EU)과 같은 동아시아공동체(East Asia Community)가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해서, 과거 동아시아지역의 역사적 아픔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에 기반 한 일본의 반성, 그리고 철저한 보상이 전제된 화합과 치유의 과정이 전제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당분간 동아시아는 아직도 냉전의 찌꺼기가 남아있는 불행한 지역일 것이라는 의견으로 일본정부의 전향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최근 일본의 아베총리 및 일부 극우정치인이 보여주는 언행에 대한 경계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 회의에는 미국, 일본을 비롯한 각국의 전문가가 30여명이 참석하여 세션과 열띤 토론으로 국제사회의 모순을 지적하고 향후 발전적인 접근법을 논하는 매우 실익이 있는 場(장)이었다는 판단이다.

   특히, 국제정치학자출신의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5일 ‘2013 동중국해 평화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지난 해 8월 5일 발표한 <동중국해 평화 구상>은 각국의 핵심 이익에 부합할 뿐 아니라 평화롭게 분쟁을 해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다른 지역에 적용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양안 관계부터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 분쟁까지 점차 평화와 협력의 길로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고, 또한 “<동중국해 평화 구상>은 국제적으로 많은 호응을 얻었으며, 일본 역시 대만과 어업협정을 체결하고 수십 년 간의 분쟁을 해결했다”면서 “대만-일본 어업협정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며, 현재 어업위원회가 관련 의제를 맡아 처리하고 있다. 이 모델은 대만이 다른 의제를 처리하는데 참고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필자는 이 영토분쟁에서 가장 약자의 위치에 있는 대만정부의 고뇌와 창조적인방안을 마련한 전문가들을 직접 접하면서 합리성과 정의가 승리하는 UN의 평화정신이 국제사회에 자리를 제대로 잡으려면 앞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8월 6일 대만의 총통관저를 방문한 일행은 앞으로 동아시아의 평화가 미국과 중국, 일본등과 같은 강국은 물론이고 지역의 중간 혹은 작은 행위자들이 좋은 뜻으로 인류의 보편적인 평화정신에 기반 한 방안을 마련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사례가 많아지면 파급효과가 커지어 궁극적으로 큰 결실을 볼 것이라는 의견을 같이 공유했다.

   6일 오후에는 필자가 지난 2005년부터 방문교수/방문학자로 있는 대만의 2대명문대학인 대만국립정치대학의 국제대학, 외교학과 대학원생들에게 ‘박근혜정부의 남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특강을 하였다.

2013.8.7 박태우 교수(고려대학교 지속발전연구소/박태우.한국/twitter@hanbatforum)
 

시사교양 전문 미디어 -시선뉴스
www.sisunnews.co.kr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