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정선] 높아만 가는 취업문턱. 이 높은 턱을 넘기 위해 오늘도 수많은 취준생들은 스펙을 쌓고 소양을 기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후 취준생이 직장인이 되면 과연 구직에 대한 고민이 끝이 날까?

그렇지 않다. 모든 직장인은 시기만 다를 뿐 모두 퇴직을 맞이하게 되어 있다. 젊은 층은 새로운 일을 찾기 위해, 또 중장년층은 정년에 부딪혀서 자의든 타의든 퇴직은 필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즘에는 이 퇴직을 미리 잘 계획해 준비하는 부류가 생겨나기도 했다. 이들을 취준생에 빗대어 퇴준생이라 부른다.

이처럼 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을 뜻하는 퇴준생. 퇴준생은 연령에 따라 그 본질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먼저 20대와 30대 직장인의 경우 선택적으로 퇴준생이 되고 있다. 일부는 회사의 해고 통보로 인해 떠밀리듯 퇴사를 준비하지만, 대부분은 현재 직장보다 조금 더 나은 직장을 찾기 위해 퇴준생의 길에 접어든다. 특히 갓 취업 문턱을 넘은 사회초년생의 경우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16년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은 27.7%에 달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2030세대는 어떤 직장을 찾기 위해 현재 직장을 뒤로하고 퇴준생의 길로 접어들까? 지난 3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구직자 2935명을 대상으로 ‘직장 선택의 기준’에 대해 설문한 결과 신입직은 근무시간 보장(24.8%)을 1순위로 꼽았고 경력직은 연봉 수준(24%)을 꼽았다. 즉 1년 이내의 신입직원은 자신의 시간을 찾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그리고 경력이 있는 직장인은 조금 더 높은 임금을 바라보고 퇴준생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 2030 퇴준생 중 일부는 실제 퇴직을 준비하고 더 나은 직장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오히려 현재 다니는 직장의 소중함을 깨닫고 퇴준생을 그만 두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여러 회사를 깊이 알아가다 생각과 달리 현재 다니는 곳과 같거나 더 못한 점을 발견하고 현재 직장에 대한 만족감이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현상인 것이다.
 
이러한 2030세대와 달리 5060세대는 고령화 사회 진입함에 따라 근무 나이가 높아지면서 어쩔 수 없이 퇴준생으로 내몰리고 있다. 정년은 거의 변화가 없는 반면 과거에 비해 신체나이는 훨씬 젊어졌고 수명도 길어져 사회 분위기상 퇴직 후 일을 하지 않으면 도리어 불편하지 상황이 된 것. 이에 5060세대는 정년이 가까워지면 창업 혹은 고연령을 필요로 하는 직장을 구하는 등 퇴준생의 수순을 밟지만, 그 과정이 2030에 비해 더 어렵기만 한 실정이다.
 
퇴준생은 세대와 관계없이 성공적인 구직을 위해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퇴준생이라면 반드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면 즐거운지’, ‘무슨 일을 잘하는지’ 등 본인을 세심하게 통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직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퇴준생은 취준생과 달리 이끌어 주는 사람도 정해진 방법도 확실한 대상도 없다. 따라서 스스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이를 꼭 실천에 옮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성공 퇴준생들은 ‘기간’을 정해두라고 조언하며 절대 무리한 퇴준생은 되지 말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자신과 더 적합한 일을 찾기 위해 자발적으로, 그리고 고령화 사회로 인해 발생하는 퇴준생. 이유는 다르지만 모든 퇴준생은 한 가지 기억해야 한다. 여러 발을 쏴야하는 취준생과 달리 퇴준생은 한발 한발의 명중률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 자신에 대한 파악과 도약할 곳에 대한 파악을 확실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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