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관광은 한 나라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각 국가마다 지역의 특색을 담아 관광산업을 육성하는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고유의 아름다움과 가장 잘 만드는 상품을 무기로 지구촌 관광객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이런 관광 산업 육성에 재를 뿌리는 사례가 있어 발목을 잡기도 한다. 그 중 하나 바로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바가지요금이 아닐까.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바가지 요금은 택시, 식당, 주점, 숙박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 국가의 위신마저 떨어뜨리고 있는 실정. 특히 이해가능 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바가지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술에 취한 외국인 관광객들만 골라 무려 1000만원이 넘는 술값 바가지를 씌운 주점 업주와 종업원이 경찰에 적발됐다. 21일 서울경찰청 관광경찰대는 술에 취한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수천만 원의 술값을 청구한 준사기 혐의로 업주 이모씨와 엄모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실상은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다’라는 말이 절실히 느껴진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6월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자신이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주점에서 미국인 관광객 L씨가 술에 취해 의식을 잃자 6차례에 걸쳐 술값 1704만 8400원을 허위로 결제했다. 로밍등의 이유로 당장 결제 문자를 받지 못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사정을 악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 1000만원이 넘게 사용된 카드 내역서를 그냥 넘길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렇게 미국으로 돌아간 L씨는 2개월 뒤 신용카드 대금 청구서를 받은 후에야 주점에 머무른 1시간 40분 동안 총 6차례에 걸쳐 술값이 부당하게 결제된 사실을 알고 현지에서 신고했고, 업주는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비단 이 사건뿐만 아니다. 다른 주점 업주인 엄씨도 이웃 주점 업주와 짜고 올해 1월 7일 밤 이태원을 찾은 독일인 관광객이 정신을 잃자 5회에 걸쳐 모두 790만 원 상당의 술값을 허위 결제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들의 타깃은 주로 일행 없이 혼자 술을 마시는 외국인으로, 단시간 내에 의식박약 상태에 빠뜨려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여러 차례에 걸쳐 술값을 청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같은 수법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술값 바가지를 씌우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술 취한 외국인을 상대로 한 무려 천만원을 넘어선 바가지 요금사건. 해당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까? 또 그들이 타인에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어떻게 소개할까? 관광이 적지 않은 수입원이 되고 있는 대한민국 업계 전반에 한탕주의가 아닌 또 찾고 싶은 업소가 되기 위한 자정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외국인을 대면한 순간 업주는 한 개인을 넘어 곧 대한민국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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