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최지민] 한 직장에서 10년 이상 일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장기간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더욱 지치기 마련이다. 여기 묵묵히 한자리에서 10년 이상 업무를 수행한 존재가 있다. 그리고 곧 화끈한 은퇴식을 앞두고 있다. 바로 토성탐사선 ‘카시니호’이다. 

카시니호는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기구(ESA)가 공동으로 개발한 토성 탐사선으로 미국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설계 제작한 우주선 카시니호와 유럽우주기구가 개발한 위성 탐사선 하위헌스호로 이루어져 있다. 

토성 궤도선인 카시니호는 1675년 토성의 7개 고리 가운데 A와 B고리 사이의 틈인 카시니 간극을 발견한 이탈리아계 프랑스 천문학자 카시니의 이름을 그대로 딴 것인며, 타이탄 탐사선인 하위헌스호는 타이탄의 발견자이자 천문학자인 네덜란드 출신 과학자 하위헌스의 이름을 계승한 것이다.

길이 6.8 m, 무게 5.5t, 시속은 2만 4000km인 카시니호는 1997년 10월 15일 발사되었다. 이후 2004년 12월 25일 타이탄 탐사선 하위헌스호가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 탐사를 위해 발사돼 2005년 1월 14일 타이탄 대기권에 진입하였다. 카시니호는 토성 주위를 공전하는 탐사선으로는 최초이며 토성을 방문한 기체로는 네 번째이다.

그리고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는 그간 풀리지 않던 많은 토성의 비밀을 파헤쳤다.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은 카시니호가 조사하기 이전에는 그저 안개에 싸인 천체일 뿐이었다. 하지만 카시니호의 탐사 덕분에 타이탄의 환경이 의외로 지구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아냈다. 타이탄에는 강도 있고 호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물이 아니라 액체탄화수소였다. 

또한 그저 작은 얼음 덩어리라고 여기었던 위성 엔켈라두스의 비밀도 밝혀졌다. 엔켈라두스의 남극에서 간헌철이 물 결정을 뿜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얼음 껍질 아래에 깊은 바다가 있다는 증거다. 그렇다면 이곳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카니시호는 이처럼 토성에 대해 막연한 예상만 가지고 있던 우리들에게 수많은 정보를 알려주고 곧 은퇴식을 갖는다. 토성 대기층과 고리 사이로 뛰어드는 ‘그랜드 피날레’ 임무를 수행 한 후, 세계시각 9월 15일 토성의 대기 속에서 불에 타 사라지는 것이다. 문자 그대로 화끈한 은퇴식과 함께 13년에 걸친 장대한 미션이 막을 내린다. 

한 자리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며 우리에게 토성의 신비를 알려준 ‘카시니호’. 마지막까지 화려하게 사라지는 ‘카시니호’는 인류에게 미지의 세계라는 선물을 안겨준 고마운 존재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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