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노무현 前 대통령, 이외에도 논란이 될 만한 발언들.
“BDA(마카오에 있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는 미국이 잘못한 것인데, 북측을 보고 손가락질하고, 북측 보고 풀어라 하고, 부당하다는 거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문제를 실질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에서 지지를 확보해야 합니다.”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국정원 NLL 공개 분석①편)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노무현 前 대통령을 포함한 진보 내지 좌파 쪽의 전형적인 사고방식이다. 북한이 어려운 것은 미국의 압박 때문일 것이다.

   BDA 문제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BDA 문제는 북핵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미국이 이 은행에 있는 북한 계좌에 대한 동결 조치를 취한 것. 북한이 BDA를 통해 위조 달러를 유통하고 마약 거래 대금 등 불법 자금을 세탁한 혐의에 따른 것으로 본다.

   미국 국내법(애국법) 제311조에 따라 BDA를 ‘주요 돈 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한 결과이다. 그러나 북한의 달러 조성이 상당 부분 이런 식의 불법 행위를 통한 것이라는 사실은 국제사회가 널리 인정하는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무리 김정일 前 위원장의 면전이라 해도 이를 두둔하는 발언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회의적이다.

◇ 지금도 민주당 등 진보 진영은 노무현 前 대통령과 같은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야권이 집권을 했을 때는 그런 문제의식이 실현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올바른 지적이다. 노무현 前 대통령의 발언 내용은 사실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진보 진영에서 오래 전부터 똑같은 주장들을 해 온 것이다. 이 진영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은 좋게 보면 민족주의와 평화주의 차원. 즉 다른 무엇보다도 민족 간의 화합과 통일이 중요한 가치이고, 민족 공동체의 복원에 이르기까지 평화 모드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관점이다.

   그러나 과거처럼 북한이 대한민국을 적화 통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북한 체제가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순조로운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북한 인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말살시키고 있는 북한 체제를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로 용인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모순이다. 왜 수십만 명이 넘는 북한 주민들이 하나뿐인 목숨을 걸고서 탈북을 하겠는가? 거기는 더 이상 사람이 살 곳이 아니라는 점은 이미 다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진보 진영이,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못하는 언필칭 진보 진영이, 북한의 눈치를 보거나 비위를 맞추려는 진보 진영이, 나아가 북한의 말이라면 신성시하는 일부 진보 진영이 과연 민족과 평화를 주장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이 든다.

   더욱이 민주당은 진보 진영 내 운동단체들과는 달리 집권을 한 바가 있고 앞으로도 집권을 꿈꾸는 수권 정당이다. 이런 정당이 1920년대의 좌파 민족주의에 경도되어 있어서야 되겠는가? 통일도 좋고 민족도 좋지만, 북한 체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거두어들어야 한다.

   햇볕정책은 원칙적으로 올바른 방향이지만, 북한의 외투를 벗기기는커녕 오히려 더 두텁게 하는 햇볕정책은 이름만 햇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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