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 디자인 이정선] 우리나라는 만 17세가 되면 주민등록증을 만든다. 주민등록증을 만들 때에는 태어날 때 부여받았던 고유 번호와 함께 열 손가락의 지문을 모두 등록한다. 이 지문은 범죄 수사에 이용되거나 개인의 신분을 증명하는데 쓰인다.

사람 손가락의 지문은 사람이 갖고 있는 고유의 DNA 중 하나로 이미 우리 실생활에는 이를 이용하여 다양한 시스템에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 DNA를 사람이 아닌 지구상의 모든 생물종으로 확대하여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마치 상품에 찍혀있는 바코드처럼 기호화 하여 생물종을 구분하는 것이다. 이를 DNA 바코드(DNA Barcode)라 한다.

DNA 바코드 정보는 항공기 이착륙 및 순항 중에 일어나는 조류 충돌 사고를 방지하는 해결책으로 주목 받으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항공기 조류 충돌사고는 엔진 고장이나 조종실 유리창을 깨뜨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에 조종사들에겐 피하고 싶은 사고 중 하나다.

그렇다면 어떻게 DNA 바코드 정보를 활용하여 비행기 충돌사고를 줄일 수 있는 것일까? 바로 비행기 충돌 사고의 주범인 새의 종류를 정확하게 판단하여 조류의 이동경로를 예측하고 비행기의 항로, 비행시간, 고도를 미리 조정하는 방법으로 조류충돌 사고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 지구상에는 약 일천만 종의 다양한 생물이 존재하고 있다. 이 중 지금까지 발견되어 이름이 있는 것은 약 190만 종으로 약 2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조차도 유사한 종들이 너무 많아 겉모양으로는 잘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생물이 가지는 고유의 DNA 정보를 이용하여 생물종을 빠르고 정확하게 식별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DNA 바코드의 목적이다. 즉 생물의 유전자 신분증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바코드가 검은 선과 흰색의 여백을 이용한 2진법이라면 DNA 바코드는 아데닌(A)과 티민(T) 그리고 구아닌(G)과 사이토신(C)의 4가지 염기 요소를 사용하는 4진법으로 구성된다. 서로 다른 4개의 염기가 서로 연결되어 그 순서에 따라 DNA 정보를 결정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겉모습이 비슷한 한약재인 백수오와 하수오, 이엽우피소의 오·혼용 사건이 발생하자 생물 산업에 이용될 수 있는 DNA 바코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겉모습 때문에 오인하여 일어날 사고들을 방지하고 다양한 사건 사고를 줄이는데 이용되는 DNA 바코드. DNA 산업이 점차 발전해가는 만큼 그 사용 용도도 무궁무진한 DNA 바코드의 앞으로 활약을 기대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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