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김민서] 상아 없이 태어나는 코끼리가 급증하고 있다. 과연 코끼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코끼리에게 상아는 먹이를 찾고, 물을 찾아 웅덩이를 파고, 천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생존에 꼭 필요한 신체일부다. 하지만 이 ‘상아’가 되려 코끼리의 목숨을 위협해 왔다. 코끼리에게는 상아가 생존에 필요한 신체 일부였지만, 약 100여 년 전부터 일부 인간에 눈에 상아는 소장하고 싶은 전유물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 그래서 그들은 코끼리를 마구 잡아 상아를 채취하기 시작했다. 

상아 그리고 돈에 눈이 먼 일부 인간의 눈에 코끼리의 목숨은 안중에 없었다. 그렇게 상아가 크고 발달한 코끼리들부터 물질적 가치가 높게 여겨져 더 빠르게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사실 코끼리는 약 2000만 년 전 신생대에 살던 ‘메리테리움’이 시조로 알려져있다. 그렇게 오랜 기간 상아를 이용해 생존해 온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 ‘상아’에 대한 욕심으로 코끼리를 밀렵하면서, 코끼리가 변하기 시작했다.

코끼리에 대한 밀렵이 여기저기서 자행되자, 코끼리의 개체 수는 점점 줄었다. 1930년대에 300만 마리였던 것이 2016년에는 불과 35만 마리만 남게 된 것인데, 특히 인간의 욕심에 상아가 발달할수록 밀렵의 목표가 되었고 상아가 덜 발달한 코끼리 일수록 살아남게 되었다.

그렇게 살아남은 상아가 작거나 아예 없는 코끼리들. 그리고 자연스럽게 상아 열성 인자 코끼리 간의 교배가 이루어지자, 점점 애초에 상아가 없거나 작게 태어나기 시작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이를 두고 “코끼리 밀렵이 유전자까지 바꾸어 놓았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렇게 인간의 밀렵에 의해 코끼리 자체에서 상아가 없어지기에 이른 시간은 불과 백년도 채 되지 않는다. 약 2000만 년간 이어져온 유전자 풀이 인간에 의해 단 백 년 만에 바뀐 것이다.

비단 코끼리만의 일은 아니다. 일부 인간의 욕심은 종과 종류를 가리지 않았다. 고기와 약재 알려지면서 마구잡이로 잡혀진 방울뱀은 더 이상 꼬리에서 소리가 나지 않게 되었고, 알래스카 불곰은 몸집이 큰 동물을 죽이면 우승하는 트로피 사냥, 즉 놀이로 죽임을 당하자 점점 몸집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또 정글 깊은 곳에 사는 바우어새는, 잦은 벌목으로 기계톱 소리를 내기에 이르렀다. 

인간은 현재 환경 보호에 대한 경각심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정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코끼리의 상아를, 방울뱀의 꼬리를, 불곰의 덩치를, 바우어새의 소리를 되돌려 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인류의 욕심으로 너무도 바뀌어 버린 지구의 모습. 유전자도 바꿔 버린 인류의 만행...그 화살은 과연 어디로 향하게 될까? 전 인류가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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