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뜨겁고 지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8월 중순을 넘어선 지금 막바지 더위에 지쳐가는 하루입니다. 지쳐가는 여러분들에게 잠시나마 피서가 될 수 있도록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을 준비했습니다.

바로 뜨거운 추상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 푸른 하늘(Sky Blue, 1940)입니다. 

마치 푸른 바다를 연상시키는 하늘은 옅은 구름이 비치며 시원하고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마치 무중력 상태인 양 자유롭게 떠다니는 물고기, 거북이, 새 등이 화폭을 채우고 있습니다. 알록달록 그려진 이 친구들을 자세히 보면 아라베스크 문양 같기도 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동물들과는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 푸른 하늘(Sky Blue, 1940) (출처/플리커)

이 친구들은 현실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칸딘스키의 상상 속에서 존재하는 친구들인데요. 화가가 만년에 그린 이 그림은 유아적이고 동화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실제로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칸딘스키는 현실에 존재하는 동물을 변형시켜 비슷하지만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평범한 사물에 자신만의 상상력을 불어 넣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킨 것이죠. 

이 그림은 칸딘스키의 말년에 만들어진 작품인데요. 그림만 보면 행복한 나날을 보냈을 것 같지만 사실 칸딘스키의 삶은 이 아름다운 그림과는 정반대의 삶이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불안한 나날을 보냈던 칸딘스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활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끝났을 때에는 캔버스와 물감이 거의 바닥을 보일 정도였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창작활동에 집중하며 보냈는지 알 수 있죠. 그 포화 속에서 그린 <푸른 하늘>은 전쟁으로 인해 숨겨진 인간의 본래 순수함을 되찾고자한 작가의 열망을 그린 것입니다.

바실리 칸딘스키 (출처/플리커)

그는 원래 성공한 법학 교수였지만 1895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서 클로드 모네의 그림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 그도 처음에는 풍경화나 민속화에서 얻은 영감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지만 점차 대상과 관계없는 형태와 색채, 선들을 그리며 감정을 표현해나갔습니다. 그렇게 그는 자유로운 필치와 점, 색띠로 추상적인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칸딘스키는 추상미술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을 음악에 비유해 설명했습니다. “색채는 건반, 눈은 공이(두드리는 망치), 영혼은 현이 있는 피아노이다. 예술가는 영혼의 울림을 만들어내기 위해 건반 하나하나를 누르는 손이다.”

그는 색채와 선, 면 등 순수한 조형 요소만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으며, 형태와 색채가 사물의 겉모습을 그려내기보다 작가의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의 작품 <푸른 하늘>도 푸른 하늘색과 추상적인 친구들로 채워졌지만 그 안에서 평화로움과 순수함이 느껴지죠. 만약 여러분들이 이 그림을 보고 마음 속 평화가 느껴진다면 칸딘스키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죠.

무더운 여름, 당신의 지친 기운을 북돋아주기 위해 준비한 그림 어떠셨나요?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함께 칸딘스키의 그림 ‘푸른 하늘’을 온전히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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