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성현]

◀MC MENT▶
안녕하세요. 건강프라임 이승재입니다.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발생한 살인 사건. 시끄럽다는 이유로 아파트 외벽의 줄을 끊어 작업자의 목숨이 잃게 되는 사고. 최근 뉴스를 통해 들려오는 끔찍한 사건 사고들입니다. 모두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서 발생한 사건들 인데요.

이처럼 화를 참지 못하고 폭력적 성행을 보이는 사람을 두고 흔히 ‘분노조절장애가 있다.’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이들은 어떤 이유 때문에 화를 참지 못했을까요? 오늘 건강 프라임에서는 ‘분노 조절 장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신경정신의학회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 분노 조절 장애 환자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국내 성인의 절반 이상이 ‘분노 조절이 잘 안 된다’라고 알려져 있고, 치료가 필요한 인원도 11%정도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대검찰청에 따르면 우발적 폭행 건수도 2004년에는 약 1만 건 정도였지만 2014년에는 7만 건 이상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분노 조절 장애’는 충동으로 인한 분노와 화를 없애기 위해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정신 질환의 일종입니다. 폭력적 성향이 충동적으로 발현되고 이를 제어하지 못하기 때문에 분노 조절 장애는 충동 조절 장애의 일부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분노 조절 장애는 환경적, 유전적, 심리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현되는데요. 우선 가족들 중에 분노 조절 장애가 있다면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생물학적인 측면에선 세로토닌의 부족이나 테스토스테론의 과다 분비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또한 환경적 측면에서는 성장기 환경이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환경이 분노 조절 장애를 유발할까요?

◀의사 INT▶
대림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훈 과장
어떠한 성장기 환경이 분노 조절 장애에 영향을 미치는지?
어린 시절 환경이 특히 불우했던 경우와 관련이 높은데요. 부모의 알코올 의존이나 가정 폭력 그리고 정서적 보살핌이 부족한 환경인 경우에 좀 발병 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서 분노 조절 장애가 있는 경우에 특히 현재 실직이나 결혼 생화의 어려움, 또는 법적인 문제에 노출된 경우가 많이 있고, 심리적으로는 스스로 쓸모가 없다는 느낌 또는 환경을 바꿀 수 없다는 무기력함이나 불가학력적인 느낌을 받고 있을 때 이러한 분노 조절 장애가 행동화될 수 있겠습니다.

◀MC MENT▶
문제는 분노 조절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본인이 그러한지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인데요. 분노 조절 장애를 파악할 수 있는 테스트가 있습니다. 항목을 한 번 살펴볼까요?

- 성격이 급하고 쉽게 흥분하며 금방 화를 낸다.
- 온라인 게임에서 본인의 의도대로 되지 않아 화가 난 적이 있다.
- 분노를 조절하기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잘한 일은 칭찬받아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화난다.
- 타인의 잘못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이로 인해 갈등이 생긴다.
- 화가 나면 타인에게 폭언을 하고 폭력을 행한다.
- 분노가 극에 달해 운 적이 있다.
- 잘못에 대한 책임을 타인에게 돌려 탓한 적이 있다.
- 화나면 주위의 물건을 집어던진다.
- 타인이 나를 무시한다고 느끼고, 억울한 감정이 자주 든다.
- 화를 조절하지 못해 중요한 일을 망친 적이 있다.
- 일이 잘 안 풀리면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편이다.  

이 12개 항목 중 해당되는 내용이 1~3개면 어느 정도 감정 조절이 가능한 단계, 4~8개면 감정 조절 능력이 다소 부족한 것이고, 9개 이상이면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국내 성인의 절반 이상이 분노 조절이 어렵다고 답한 만큼, 많은 분들이 분노 조절 장애에 대한 궁금증도 많을 것 같은데요. 그 궁금증을 한 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궁금증, 분노 조절 장애와 다혈질적인 성격은 어떻게 다를까입니다. 우선 다혈질의 성격은 분노 조절 장애에 비해 폭력성이 낮습니다. 또한 분노 조절 장애 환자와 다혈질의 성격은 분노 표출 전,후가 다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먼저 분노 조절 장애 환자들은 분노를 표현하기 전에 어떠한 징후를 보이지 않는 반면, 다혈질의 성격은 그 사람의 행동을 통해 곧 이 사람이 화를 낼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화를 내고 난 후에 분노 조절 장애 환자들은 후회나 죄책감을 보이는 반면 다혈질의 사람은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면서 후회나 죄책감을 나타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두 번째 궁금증, 분노 조절 장애 환자가 분노를 표출한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왜 일까?입니다. 기억을 하지 못하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로는 화에 대한 기준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본인은 화를 내지 않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술이나 진정제에 의해서 혹은 뇌전증이나 뇌질환 같은 질환으로 인해 기억을 못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세 번째 궁금증, 유독 술을 마셨을 때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도 분노 조절 장애의 증상일까?입니다. 이러한 증상은 알코올이 충동을 조절해주는 전두엽의 기능을 떨어뜨려서 그런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분노 조절 장애 환자의 경우 알코올 의존도가 높을 수는 있지만, 이러한 행동이 꼭 분노 조절 장애의 증상이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죠.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은 상황에서도 공격성이 나타나는지’가 분노 조절 장애와 음주 후 폭력성을 구분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자, 그렇다면 이러한 분노 조절 장애는 어떻게 하면 예방 혹은 완화할 수 있을까요?

◀의사 INT▶
대림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훈 과장
분노 조절 장애를 예방 혹은 증상 완화 방법은?
우선 평소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우선 감정과 행동을 절제하는 것도 정신적인 에너지가 소모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스트레스를 받은 상황에서는 이런 정신적인 에너지가 소모되고, 공감 능력도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분노 조절이 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운동을 유지하면서 명상이나 이완 요법 등 자기만의 스트레스 관리법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겠구요. 또한 충동이 올라올 때 바로 행동하지 않고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평소 스스로의 감정과 생각을 관찰하고 이야기하는 습관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MC MENT▶
만약 누군가 분노 조절을 잘 하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이럴 때는 바로 대응하지 마시고 화가 가라앉았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감정에 공감을 표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짜증 지수도 함께 올라가고 있는 요즘. 이러한 환경은 감정을 조절하는 데 악영향을 끼칩니다. 특히나 분노 조절 장애 환자들의 경우 더욱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하는데요. 날씨가 더운 만큼 스스로 화를 가라앉히고,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해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이 좋겠죠.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우리 사회에 발생하는 분노와, 그로 인한 범죄들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건강프라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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