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무더운 날씨 속 제법 선선한 바람이 이따금씩 느껴지는 날입니다. 조상들의 지혜가 또 한 번 놀랄 정도로 입추와 말복이 지났음이 느껴집니다. 아무런 방해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잔잔한 음악영화 한편 어떨까요? 

대표적 음악영화이자 독립영화, 원스(Once)를 소개합니다. 

<영화정보>
원스 (Once, 2006)
드라마, 멜로, 로맨스 // 2007.09.20(개봉), 2017.11.01.(재개봉) // 86분 // 아일랜드 // 전체관람가
감독 – 존 카니
배우 – 글렌 핸사드, 마르게타 이글로바

<그와 그녀의 만남, 운명같은 하모니>
이제 사랑은 더 이상 없을 거라고 믿었던 ‘그’. 삶을 위해 꿈을 포기했던 ‘그녀’. 영화 속 그들은 그와 그녀입니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진공청소기 수리공인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데요. 음악에 대한 열정은 가득하지만 항상 망설이기 일쑤고, 버스킹을 하며 자신이 음악에 대한 갈구를 해소하며 살아갑니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습니다. 그러나 남편과는 별거하면서 아일랜드에서 어미니와 함께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죠.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버지가 있었지만 관절염이 걸리자 자살을 했고, 그녀는 그런 아버지에게 그녀는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피아노를 좋아하고 음악이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피아노를 치며 생계를 이어갈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어느날 밤.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부르는 그에게 그녀는 말을 걸었고, 그녀는 그가 아직 옛날 여자친구를 잊지 못하고 있음을 눈치 챕니다. 너무 쉽게 자신을 알아차린 그는 그녀를 경계하려고 하지만, 진공청소기라는 매개체가 생기며 둘은 또 만나게 됩니다.   

버스킹에서 만난 다음날. 그녀는 정말 진공청소기를 들고 왔고, 같이 밥을 먹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가까워지게 되죠. 그러다 그녀는 무료로 피아노를 칠 수 있는 곳이 있다며 그를 악기상으로 끌고 갔고, 둘은 처음이지만 운명같이 코드를 맞추며 듀엣을 하게 됩니다. 

많은 고민 끝. 그는 앨범을 만들어 런던으로 떠나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죠. 같이 음반작업을 하자고 말입니다. 남자와 여자 그리고 음악이 있어서일까, 둘은 액범 작업을 하며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는 그녀에게 함께하고 싶음을 직‧간접적으로 말하죠. 그는 그녀에게 남편과 여전히 별거중인지를 물어봤는데 그녀는 이 대답을 체코어인 ‘밀루유떼베(Miluju tebe)라고 말하며 뜻을 알려주지 않으며 거리를 둡니다. (체코어로 ’나는 너를 사랑해‘라는 뜻입니다.) 

그녀에게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고, 결국 그와 런던으로 가서 음악 잡업 하는 것은 포기를 합니다. 이어 그녀는 별거중인 남편과 관계를 다시 회복할 것으로 결심을 하며 그와 헤어지게 되죠. 

결국 그는 런던으로 떠나며 악기 상점에 들러, 그녀가 좋아하고 그녀가 좋아 했던 피아노를 사 선물합니다. 그녀의 집 그리고 그녀가 일을 하는 곳까지 가보지만 여전히 그녀는 없습니다. 그렇게 그는 런던으로 떠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
- 예산을 뛰어넘는 음악의 힘 
영화 ‘원스(Once)’는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풍경과 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영화입니다. 음악의 힘은 국경도 초월할 수 있는 것인지, 그 감동은 우리나라까지 전해졌고 다가오는 11월 10년 만에 재개봉이 확정됐습니다.  

원스는 저예산영화 입니다. 물론 영화 화면의 앵글이 심하게 흔들리거나 전문적이지 못해 보이는 부분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들은 저예산이기 때문이라기보다 (사실 독립영화이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것 일수도 있습니다), 애처롭고 불안한 이들의 삶과 버스킹이라는 소재에 숨겨진 감독의 의도인 것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음악영화답게 영화는 시작과 끝을 음악으로 합니다. 쓸쓸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외로움과 갈망의 마음 때문인지 영화 속 음악은 쓸쓸함으로 자리 잡고 그 여운은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음악영화로 유명한 비긴어게인보다 무려 8년이나 먼저 나와 영화음악의 뿌리를 보여주는 영화. 그 감동을 함께 느껴봤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도 빠트릴 수 없는 노래들. 영화 원스(Once)의 OST들이 감동 이상인 이유는 가사에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잔잔한 멜로디와 간혹 절규하는 부분들이 나와 감성을 자극하기는 점도 있지만, 가사의 내용을 이해하고 노래를 들으면 노래가 멈춘 뒤에도 지속되는 여운을 끊임없이 느낄 수 있습니다. 슬프지만 슬프지 않고 기쁘지만 기쁘지 않아서 우리의 삶과 같은 영화 ‘원스(Onc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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