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 디자인 이연선] 문학이야기는 매주 한 편의 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의견을 공유함으로써  독자와 함께 소통하고자 만들어진 콘텐츠로, 책이나 글에 점차 멀어지고 있는 현대인들의 지(知)를 고취시키고자 제작됩니다. 순수한 목적으로 제작되는 콘텐츠인 만큼, 간혹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1884년 영국에서 호주로 향하던 미뇨네트호.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에서 떨어진 공해상에서 조난을 당하게 된다. 조난에서 살아남은 선장과 선원 두 명, 그리고 17살의 소년 급사. 조난당한 그들에게 남은 것은 순무 통조림 2개뿐이었다. 그렇게 조난당한 지 20일째 되던 날 선원과 선장은 가장 어리고 약한 급사 파커를 죽여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선장과 선원은 파커를 살해하고 시체를 먹으며 목숨을 부지했다.

그로부터 4일 뒤 그들의 구명보트 앞에 배가 나타나 남은 세 사람은 구조된다. 그리고 이들은 영국으로 돌아가 자신들의 살해 행위를 자백했고 재판에 넘겨지게 됐다.

과연 당신이 재판관이라면 이들에게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이유야 어찌 됐든 살인을 저질렀으니 사형에 처해야 할까? 아니면 생존을 위한 급박한 상황이었으니 살인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만일 살인이 정당화될 수 있다면 안락사와 사형제도도 인정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직접 상황을 마주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가치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 판단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우리의 역사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앞선 시대의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했을까. 그 가치 판단의 기준에는 철학이 자리를 잡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철학이라 함은 임마누엘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 등 복잡하고 어려운 영역이었다.

그러나 철학은 위와 같이 ‘살인은 절대악인가?’에 대한 질문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가치 판단을 하는 상황에서 왜? 라는 의문을 갖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철학인 것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철학자들은 이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 나간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기준을 어떻게 찾아나갈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우리가 이 기준을 정해가는 방법은 바로 ‘타인과의 대화’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과 헤겔의 변증법은 역사적으로도 검증된 철학적 사유 방법이다.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발상을 얻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자극을 얻는 과정이 바로 ‘대화’인 것이다.

이러한 대화의 방법으로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가치 판단을 돕는 책이 있다. 바로 하타케야마 소 작가의 책 <대논쟁! 철학 배틀.> 우리 주변에서 쉽게 가질 수 있는 15가지 의문과 그 의문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철학자 37명의 논쟁. 이 책에 의문에 대한 답은 없다. 다만 당신의 생각을 이끌어 줄 기준과 개념들은 존재한다. 이 책을 통해 치열한 철학자들의 논쟁 속에 당신도 한 명의 철학자로 참여해 당신만의 기준과 답을 찾아보길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