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에디터] 일루전 아트라는 말을 아시나요? 시각적인 착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는 미술로 우리나라 아티스트 윤다인 씨가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그녀의 SNS 속 작품들을 보면 어떤 것이 그녀의 얼굴인지, 무엇이 풍경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묘사되어 있죠.

그녀의 작품처럼 익숙한 사물에 새로운 의미와 상징을 부여한 화가가 있었습니다. 바로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작가 르네 마크리트(René Magritte) 입니다. 그는 현실주의 기법을 바탕으로한 극도의 정교한 묘사와 장난스러운 대비를 통해 재미있고도 기이한 그림을 선보였는데요.

대표적인 작품으로 <잘못된 거울> <골콩드> <이미지의 배반> 등이 있습니다.

오늘 명작스캔들S에서 소개할 작품은 <인간의 조건La condition humaine,1935>이라는 작품입니다. 인간의 조건. 제목부터도 심오한데요. 먼저 그림부터 살펴볼까요?

<인간의 조건La condition humaine,1935> (출처/플리커)

캔버스는 어느 한 방의 창가를 담고 있습니다. 일렁이는 바다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죠. 그런데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면 또 하나의 캔버스가 있습니다. 캔버스 안의 그림은 바로 창문 밖의 풍경이 이어져서 그려져 있죠. 그럼 우리는 창가에 배치된 캔버스에 그려진 풍경을 보는 것일까요 아니면 창밖의 풍경을 보는 것일까요? 

마그리트 그림의 가장 큰 특징은 관람객에게 수수께끼를 내고 골몰하게 만드는 듯한 작품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심오한 의미와 다양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에 마그리트의 작품은  영화, 광고, 사진 등 수많은 대중 매체에 모티브가 되고 있죠.

알려진 작품으로는 영화 '매트릭스'는 《겨울비(Golconde)》(1953)이라는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고,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피레네의 성(Le chateau des Pyrenees)》(1959)과 《올마이어의 성(Almayer's Folly)》(1951)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마그리트는 캔버스라는 평면에 ‘현실 세계’를 입체로 담는 과정을 통해 ‘환영’을 만들어 냈습니다. 캔버스에 담긴 현실 세계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그리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캔버스 속 세계가 현실이라고는 할 수 없죠.

이러한 모호한 경계를 ‘창문’을 통해 보여줍니다. 창문은 외부(바다)와 내부(캔버스 속 바다)의 접점, 모호한 경계를 보여주면서 관습적인 우리의 인식 체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죠.

<인간의 조건>은 보기에는 일상적인 오브제를 그린 것 같지만 이런 오브제들이 예상치 않은 배경에 놓여 낯선 기묘함이 느껴집니다. 마그리트는 종종 그림 안에 또 다른 그림을 그려 넣거나 사물의 이름 혹은 기호를 포함시키기도 하여 그려진 대상과 실재하는 대상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논리를 뒤집는 이미지의 반란과 배신, 상식에 대한 도전은 사물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인 가치들을 뒤바꿔놓죠. 그렇게 마그리트는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일반적인 사고의 일탈을 유도합니다.

마그리트 그림 속 모호한 경계를 이해하셨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초현실주의’ 그림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렵지만 그만큼 해석하는 묘미가 있는 마그리트의 <인간의 조건>. 여러분들은 마그리트가 이야기하는 인간의 조건을 찾아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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