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기자 / 디자인 이연선 pro] 2017년 6월, 영화 옥자가 개봉하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옥자는 유전자 변형 돼지를 소재로 하는 등 영화 자체에 대한 이슈도 컸지만, 또 다른 화제를 몰고 왔는데, 바로 상영방식이다.

넷플릭스와 합작 영화 옥자는 멀티플렉스 위주 개봉 방식의 여타 대작과 다른 상영방식이라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 상영과 더불어 멀티플렉스가 아닌 비 멀티플렉스에서 개봉한 것. 이에 소규모 상영관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졌는데 그 중하나가 바로 ‘자동차 극장’이다.

자동차 극장은 야외에 마련된 커다란 스크린에 마주보고 주차한 후, 자동차 안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극장이다. 소리는 자동차에 달린 오디오를 통해 자동차 극장에서 설정한 FM라디오의 주파수를 맞추어 원하는 음량에 맞춰 감상할 수 있다.

이러한 자동차 극장은 관람객이 각자 자신의 차량 안에서 관람하므로 자유로운 대화와 음식물 섭취가 가능한 이유 등 편안함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1960~1980년대 미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자동차 극장은 1994년 포천 베어스 타운(첫 상영작 ‘천장지구2’)에 들어선 이후 본격적으로 만산, 용인, 안산, 경주 보문야외극장(아시아 최대 규모) 등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그렇게 자동차 색다른 영화 관람 방식 그리고 연인 간 이색 데이트 장소로 각광 받으며, 2000년대 초반까지 전국적으로 60여개가 생기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런데 지난 1998년 11개 상영관을 갖춘 강변CGV가 등장한 이후 멀티플렉스는 편리하고 쾌적함을 무기로 영화 관람의 주요 통로가 되었다. 2016년 말 기준 전국 극장은 417개 중 멀티플렉스가 335개 / 비 멀티플렉스가 82개이고, 스크린 수로는 각각 2,428개와 147개로 확연히 비교된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비 멀티플렉스 극장과 함께 자동차 극장을 쇠퇴의 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현재 남산, 잠실, 자유로 대구 등 전국적으로 약 26개의 자동차 극장이 남게 된 상황이고, 이마저도 존립이 불투명 하다.

그런데 영화 옥자가 왜 자동차 극장을 비롯한 비 멀티플렉스 극장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을까?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영화 옥자의 유통방식은 멀티플렉스와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았고 이에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은 영화 옥자 상영에 보이콧을 선언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관객들은 영화 옥자를 극장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우려를 가지게 되었는데, 서울극장, 대한극장 등 비 멀티플렉스 전통 극장 등이 관객의 볼 권리 확보에 나섰고 여기에 서울 잠실자동차극장, 안성무비마운틴자동차, 파주 자동차극장, 서천 로드자동차, 대구 씨네80자동차 등 15군데의 자동차극장이 ‘옥자’ 상영에 가담하면서 오히려 영화 관람의 다양성이 돋보이게 되었다.

또한 인기 드라마 ‘쌈 마이웨이’와 예능 방송 ‘나 혼자 산다’에 자동차 극장이 노출되며 자동차 극장이 재조명 되고 있다.

‘옥자’가 가져 온 대한민국 영화 시장의 의미 깊은 파장이 멀티플렉스 시대로 인해 대중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던 추억의 옛 개인극장들과 소규모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자동차극장 등 관람의 다양성 확대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자동차 극장 이용 TIP

가격 : 차량 1대당 약 2만원
상영작 : 최신 영화를 비롯해 다양성 영화 상영 (업체 별 확인 필요)
특이사항 : 어느 정도의 눈/비가 내려도 상영 (업체 별 확인 필요)

관람 예절
: 자동차 극장에 들어가면 안내요원의 지시에 따라 안전하게 천천히 이동!
: 영화 관람 도중 나가야 할 경우 다른 사람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 자동차 안에서 미풍양속을 저해하는 행동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