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대장) 부부가 공관병에게 개인 사역을 시키고 전자팔찌를 채우는 등의 갑질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 저런 사람들이 있냐고 하겠지만, 아직 군에서는 비일비재한 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공관병. 공관병은 대체 어떤 일을 하는 보직이길래 박 대장 부부의 노예처럼 부려진 것일까? 

공관병은 말 그대로 공관을 관리하는 병사를 말한다. 군인은 원칙적으로 부임하는 부대의 위수지역을 이탈할 수 없어 외진 곳에 있는 군부대 특성상 숙소를 군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중 일반적으로 연대장 이상의 지휘관이 거주하는 곳을 공관이라 하는데 공관병은 이 공관을 관리하는 임무를 맡으며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지휘관끼리의 연락을 돕고 지휘관을 경호하며 군 기자재 및 비밀취급임무 등의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공관병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

그러나 평시에 공관병의 주 임무인 ‘관리’라는 말이 매우 모호하다. 지휘관에 관련된 임무들은 비상사태의 경우 명확하여 별 문제가 없지만 평소에는 ‘관리’라는 명목으로 공관에서 일어나는 모든 잡무를 맡아서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관에는 지휘관 및 지휘관의 가족들이 살기 때문에 공관에서 일어나는 잡무는 곧 이들이 요구하는 업무가 되는 경우가 많다. 

공관병은 심부름센터의 일꾼이나 가사도우미들이 하는 일을 하게 된다. 이런 저런 심부름과 공관 청소, 주변 정리 등의 일을 하게 되고 지휘관의 수발 등을 든다. 

일반 사회인이라면 돈 한 푼 안 주는데 이런 일을 시키는 것에 대해서 엄청나게 반감을 사겠지만 군인일 경우에는 힘든 훈련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내무생활에서 벗어나 개인시간을 가질 수 도 있다는 점 때문에 일명 ‘꿀보직’으로 소문나 있다.

따라서 공관병으로 뽑히기 위해서는 좋은 학벌과 빽 등이 있어야 한다는 소문도 많이 돌고 있는데 어느 사회에서건 상관을 잘 만나야 몸이 편한 법. 공관병으로 차출돼 상대적으로 편안한 생활을 하는 병사도 있지만 반대로 거의 노예급으로 사적(私的)노동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이번 박 대장 부인의 경우에는 전자팔찌를 채워 호출을 하고 막말을 하는 것은 예사였으며 군 휴가를 나온 아들의 속옷 빨래와 간식을 챙기라고 지시하기도 했다는 주장 등이 물밀 듯이 쏟아져 공관병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공관병을 없애는 등 군개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군 지휘관이 사병(私兵)을 거느리는 문화는 대부분 개발도상국 등의 국가에나 있는 후진국형 문화다. 대한민국에서는 여러 번에 걸쳐 이런 문제가 발생 할 때마다 당번병을 없애는 등의 개혁을 단행했지만 겉으로만 사라졌을 뿐 다른 이름으로 관행적으로 계속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모병제가 아닌 징병제이다.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국민에게 감사는 하지 못할망정 지위를 이용해 노예처럼 부려먹는 행위는 군을 지휘하는 사람으로서 과연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모두다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다. 자신의 자녀가 다른 군 지휘관 밑에서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 과연 기분이 어떨까? 물론 군 지휘관의 자녀를 마구 부려먹는 군 관련자들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겠지만 자신의 자녀만큼 장병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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