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 디자인 최지민pro] 여름 대표과일 수박. 갈증이 날 때 시원한 수박 한 입을 베어 물면 금세 기분이 좋아지고 시원해져 많은 사람들에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박을 먹고 설사, 구토 증상이 나타났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람들은 왜 수박을 먹고 설사와 구토를 동반한 배탈 증상을 보였을까.

사람들은 이러한 증상이 ‘수박 모자이크 바이러스(WMV)’ 때문이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이러한 증상을 야기한 것은 수박 모자이크 바이러스 때문이 아닌 ‘오이녹반바이러스(CGMMW)’ 때문이라고 한다. 수박 모자이크 바이러스는 진딧물에 의해서 감염되는 일종의 바이러스성 전염병이지만, 오이녹반바이러스는 농민의 손에 의해서 옮겨진다고 한다. 이 바이러스는 수박을 비롯해 호박, 참외, 오이, 멜론 등의 작물에도 전염될 수 있다고 한다. 

수박이 이 바이러스에 전염되면 잎 전면에 황색반점이 나타나고, 잎의 모자이크 부분이 주름이 지면서 오그라들어 요철(凹凸)상태가 된다. 또한 수박 내부에도 변화가 생긴다. 처음에는 씨앗 주변을 중심으로 붉은 빛이 짙어지던 수박에 가는 황색줄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후 잎이 말려들어가는 것처럼 회오리 무늬가 나타나고 이 무늬가 점점 선명해지면서 이를 따라 썩기 시작한다. 또 썩기 시작하면 굉장히 심한 악취가 발생한다. 

이렇게 전염된 수박을 먹게 되면 설사를 동반한 배탈이 생기고, 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 아이의 경우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직접 해를 끼치는 동물 바이러스가 아니기에 직접 복통을 유발하진 않지만, 부패된 수박을 섭취해서 배탈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이 병을 치료할 약제가 개발되지 않아 소비자들은 이 병에 걸린 수박을 골라내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의 경우 수박의 단면을 갈라보지 않는 이상 수박 모자이크병의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게다가 소용돌이 모양, 태좌라 불리는 무늬는 정상 수박에서도 종종 발견이 되기도 하고, 수확 시기를 놓쳐 너무 익은 ‘공동과’ 수박의 경우, 속이 쪼개지는 증상을 보이기도 해 일반 소비자가 이를 구분해내기가 더욱 어렵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소비자의 불안이 더욱더 커진 것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개발했다. 수박의 즙에 막대 모양의 진단 키트를 담그면 곧바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바이러스병 감염이 의심되는 농가는 도내 농업기술원이나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진단을 요청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수박모자이크병이 논란 되면서 마음 놓고 수박을 먹을 수 없다는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농촌진흥청은 오이녹반바이러스에 감염된 수박의 경우 외형상으로 쉽게 식별해낼 수 있기 때문에 출하 전에 농가에서 감염된 수박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이 앞으로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으로 무더위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관계 당국과 농민들이 조금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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