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인간이 생활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바로 쓰레기 등 오물이다. 따라서 이 오물을 잘 처리하기 위한 그간의 고심이 이어져 현재 다양한 종류의 오물에 맞춘 처리 방식이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가끔 일부의 악취 진동하는 비양심이 많은 사람들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오/폐수 무단 방류, 쓰레기 무단 투기 등이 그 예이다.

최근 이러한 사건이 발생해 대한민국 시민의식 수준을 떨어뜨리고 눈 살을 찌푸리게 했다. 인천 남구의 한 다세대주택 건물 옥상에 출처를 알 수 없는 쓰레기들이 일반 비닐 봉투에 담겨 무단 투기되어 온 것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 무려 3년간 쌓인 쓰레기의 양은 총 3.5t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 건물 옥상에서 발견된 쓰레기는 이달 초 옥상 사진이 인터넷 게시판에 유포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이 건물은 입주민이 모두 빠져나간 뒤 3년 가까이 비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버려진 3.5t에 육박하는 비양심들은 지난 9일 모두 수거됐다. 수거 작업은 청소인력 6명과 쓰레기봉투 100장이 동원돼 7시간에 걸쳐 이뤄졌으며 수거된 쓰레기는 트럭 2대(2.5t 1대, 1t 1대)에 실려 분리수거장으로 옮겨졌다.

이날 수거된 쓰레기에는 낡은 신발과 통조림 캔, 컵라면 용기, 맥주캔, 음식물 쓰레기 등 각종 오물이 가득해 마치 쓰레기 매립장을 떠올리게 했다. 각종 쓰레기로 인한 악취가 진동하고 일부 봉투에서는 바퀴벌레와 구더기도 나올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과연 누가 3년간 이런 몰상식한 짓을 한 것일까. 쓰레기 무단 투기자를 찾기 위한 수색이 이루어 졌다. 하지만 쓰레기를 투척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개인 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영수증 등을 모두 찢거나 우편물만 빼고 버리는 등의 치밀함을 보이기도 해 추적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끈질긴 수색 결과 쓰레기를 무단투기한 사람들이 밝혀졌다. 12일 인천 남구에 따르면 청소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영수증과 고지서 등을 통해 쓰레기를 무단 투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7명 중 3명의 신원이 파악됐다. 쓰레기와 함께 버려진 양심은 다세대주택에서 20m 거리에 있는 15층짜리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 20∼30대 젊은 남성들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다세대주택보다 높은 9층 이상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쓰레기 버리러 내려가기가 귀찮아서 3년 간 창밖으로 던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폐기물관리법 위반(무단 투기) 혐의로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여전히 신원이 확인된 3명 이외에 나머지 4명은 편의점 영수증 등으로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태이다.

3년간 쌓여 온 3.5t의 비양심. 이날 무단 투기 쓰레기 수거 과정이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이유는 비단 혐오스러운 쓰레기의 모습과 악취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대한민국 시민의식의 부끄러운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기도 했다.

SNS를 타고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을 대한민국 도시 한 주택 옥상 위 수북한 쓰레기. 이를 본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은 어떻게 비춰졌을까. 귀찮다는 이유로 쓰레기를 창밖으로 내던진 일부의 행위로 대한민국 시민의식 수준과 국격도 함께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관련 제도 개선과 더욱 엄격한 처벌로 양심이 쉽게 버려지는 일을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