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광웅]   최근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 특사인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 중국방문에서 행한 협상과 대화의 발언에 대하여 국제사회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룡해에 따르면 그는 북-중 관계 개선과 공고화 그리고 양국 간의 발전을 위하여 중국에 왔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은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 평화로운 외부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중국의 의견을 받아들여 관련 각국과 관련문제들을 적절하게 해결하기 위해 6자회담 등 각종 형식의 대화와 협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그동안 기대했던 메시지로서 2012년 12월 미사일 발사이후 냉각된 중국의 마음을 되돌리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또한 2011년 1월 김정은 정권이 세습된 이후 북한의 인민경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현실적인 상황에서 북 중간의 관계 정상화로 경제 발전과 민생 안정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최룡해는 비핵화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룡해가 말한 대화에는 한반도 긴장 완화와 북한이 그토록 원하는 미국과의 직접 대화가 모두 포함된 포괄적 방식의 대화 등도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화가 반드시 핵 포기를 위한 대화를 의미한다고 할 수 없다. 최룡해는 단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할 것"이라는 말만 함으로써 북한 특유의 예측하기 어려운 정략적인 대화 제스처로 그 진정성에 의문을 남기고 있다. 
  
   북한이 2012년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이후 계속 이어온 강경도발을 일단 접고 대화라는 유화적 태도를 표방한 것은 일단 눈여겨 볼만한 일이라고 할 수는 있다. 그렇다고 이러한 유화적인 대화 제스처가 핵 폐기 협상에 진정성 있게 나설 뜻이 있어서라고 속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헌법에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명기했을 뿐만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을 실시했고, 지난 3월 31일과 4월 1일에는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채택하고 법제화함으로써 예측 불가능한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각종 도발로 긴장을 조성해 목적을 달성한 뒤 다시 대화를 제의하는 등의 행태는 북한의 통상적인 수법이며, 이러한 북한의 과거 행태 때문에 비핵화 합의 준수라는 의지가 담긴 진정성 있는 행동이 동반되지 않은 대화 거론은 대내외적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위기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시적인 전략적 꼼수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룡해가 말한 '대화'라는 것도 북핵 폐기를 위한 6자회담에 순순히 응하겠다는 것이라기보다는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하여 경제적 실리를 취하고, 중국을 지렛대 삼아 미국과 양자 대화를 시도하려는 숨은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동북아 안보 정세의 변곡점이 될 수도 있을 6월을 앞두고 운신의 폭을 넓혀 놓으려는 속셈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6월 7일과 8일에 열리는 미중 정상회의와 하순에 있을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중 3국의 대북 정책공조와 인식이 구체화되고 공고화되는 상황을 선제적으로 일단 차단해 보자는 정략적인 의도가 담겨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록 현재 북중 관계에서 여러 상황들이 일정부분 변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하여 근본적인 전략적 인식이나 정책이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라는 담론에서는 한미중 정상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 사실인 만큼 6월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3국의 공동 목표임을 분명하면서도 단호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측면에서 북한이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진정한 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이끌고, 북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북한은 그들이 원하고 있는 미국과의 대화를 위해서라도 한국과의 당국간 대화에 먼저 나서야 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는 주변국과의 회담에서 외교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과 어떤 대화가 진행되더라도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의지와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북한에 시간만 벌어주는 과거의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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