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작심삼일(作心三日), 결심한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사자성어다. 그만큼 사람이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풀어듣는 문화이야기는 작년 4월에 시작해 1년 넘게 방송을 해왔다. 그만큼 고정적인 팬들까지 늘어나 팟캐스트 문화 및 예술 카테고리에서 1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5만 건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과연 이들이 이토록 꾸준히 팟캐스트를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또 다시 1년 뒤에 그들은 어떤 모습이길 원하고 있을까?

PART 2. 진심으로 느끼는 즐거움과 보람, 그것이 ‘풀어듣는 문화이야기’의 원동력

- 다른 팟캐스트의 경우 6개월 안에 해체되는 팀들도 많은데 팀이 오래도록 유지되는 동력은?

연출) 그런 이야기는 많이 들었던 거 같아요. 근데 저는 그 때마다 ‘즐거워서’ 하고 있다고 대답해요. 만들면서 즐거웠던 순간들을 생각했을 때 계속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그런 것들이 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원디) 저도 비슷한 거 같아요. 사실 이 방송의 목적은 내가 다른 사람에게 힘을 준다는 건데 되레 제가 힘을 받는 순간들이 있어요. 가끔은 깜짝깜짝 놀라기도 해요. 내가 되게 힘들었는데, 오히려 이 방송을 하고 제가 좋아진 적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게 저의 동력이 아닐까 싶어요.

루디) 다른 팟캐스트보다 오래 버틴 이유를 생각해보면 쉬어가야 할 때는 쉬어 가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요. 사실 처음에는 꼭 1주일에 한 번 방송을 올려야 된다는 강박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한 번은 하루 만났을 때 2회 차를 녹음한 적도 있었어요. 근데 그게 나중에 후기를 보거나 모니터링을 했을 때 ‘이게 좋은 게 아니구나’라는 걸 느꼈고, 그 때부터는 천천히 가더라도 우리가 잘 준비해서 방송을 하자고 했던 게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인 거 같아요.

- 1년이 넘게 방송을 진행해왔는데 아쉽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원디) 저는 자존감 수업을 다뤘던 편이에요. 그 때가 저도 루디도 자존감이 굉장히 낮았을 시기였거든요. 그 때 녹음을 하면서 심리테스트도 하고 서로 힐링이 되는 시간을 보냈죠. 그런데 감사하게도 그 편이 저희 에피소드 중에 가장 많은 다운로드와 노출이 됐고, 또 카카오 채널에서 소개가 됐기도 했어요. 저도 힐링을 받은 콘텐츠인데 많은 분들이 방송을 들으면서 힐링을 받았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까 그게 가장 좋았고 기억에 남는 거 같아요.

루디) 일단 저는 생각나는 건 크리스마스 특집이에요. 그 때가 시즌2의 첫 시작이었는데 시즌 1에 함께했던 쏠디를 게스트로 해서 셋이서 합을 맞췄거든요. 그 때 셋이서 합을 맞춰본 게 처음이라 걱정이었는데, 쏠디랑 원디가 저보다 더 궁합이 잘 맞고 청취자 분들도 세 명이 모인 모습을 굉장히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청취자들에게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던 게 가장 뿌듯했어요.

연출) 저는 시즌 2의 1회예요. 연출자로서 두 디제이를 뽑아놓고 디제이가 호흡이 맞는지, 진행은 어떻게 해야 할지 신경을 많이 쓰고, 편집할 때도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나중에는 굉장히 편하게 편집을 하는데 1회는 진짜 시간이 오래 걸렸거든요. 제일 많이 듣기도 했고, 좋은 목소리를 내보내고 싶었던 마음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 팟캐스트라는 매체가 다른 통로와 다른 매력이 있다면?

루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것이 팟캐스트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TV 같은 영상 콘텐츠는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하잖아요. 그리고 거기다 오히려 라디오보다 덜 정제된 것이 훨씬 더 친근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런 특성 때문에 사람들이 팟캐스트를 많이 이용하고, 앞으로도 더 많이 이용할 것 같아요,.

원디) 예전에는 비해서 요즘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골라서 보잖아요. 그것과 같은 맥락으로 팟캐스트는 우리가 올려놓으면 다운로드해서 들을 수 있고, 자기가 문화예술 콘텐츠를 좋아하면 거기 들어가서 딱 들으면 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콘텐츠가 명확하게 나뉘어져 있고, 그런 것들을 취향에 맞게 골라 들을 수 있다는게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연출) 저는 ‘목소리’라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각화되어 있는 것이 익숙한데 귀로 느끼는 매력이 큰 것 같아요. 이게 어렸을 때 보면 야자 시간이나 버스 이동시간대에 라디오를 듣고 디제이가 누군지 모를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궁금증이 생겼듯이 ‘루디와 원디의 목소리만 듣고 궁금해한다’ 이게 가장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목소리만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다양하니까요.

- 방송을 진행하면서 행복했거나 보람차다는 느낌을 받을 때는?

연출) 저는 이 친구들보다 먼저 디제이를 시작한 사람으로서 방송을 듣고 메일이나 후기 보낸다거나 이런 게 굉장히 감사했어요. 그런데 이게 꼭 내가 아니어도 두 친구들도 그런 행복을 찾아가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댓글이나 후기를 보면서 이 두 친구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저도 굉장히 행복하고 보람차단 느낌이 들죠.

루디) 저 같은 경우는 청취자분들이 도움을 주실 때 굉장히 행복하고 감사한 느낌이 들어요. 청취자 분들이 댓글로 주제를 추천해주실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는 이 사람이 우리와 이 이야기를 하고 싶구나, 내 생각이 궁금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분들에겐 정말 감사드리고 행복하죠.

원디) 저희가 이벤트로 오랫동안 잘 들어준 청취자에게 선물을 준 적이 있어요. 그 이벤트를 하고 난 다음에 후기에 오히려 청취자분들이 선물을 주고 싶다는 내용이 달렸어요. 우리가 뭔가 주려고 할 때 이 사람들도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고자하는 마음이 정말 감사했죠. 굳이 이렇게 선물 주소까지 알아가면서 보내주시는 게 힘들고 번거로운 건데 그렇게 해주시는 게 정말 감사하죠.

- 나에게 풀어듣는 문화이야기란?

연출) 저에게 ‘풀문’은 일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이 팟캐스트를 진행한 지 1년이 넘어가는데 거의 매주 방송을 했잖아요. 방송을 녹음하고 나면 수요일이 되기까지 재미있게 편집하고 올리고, 또 다음 편을 준비하기 위해서 회의를 하고. 일상에 풀문이 항상 자리 잡고 있어서, 신경도 쓰이고, 편하기도 하고 없으면 허전하고 그런 느낌이에요.

원디) 저는 ‘성장할 수 있는 힘’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요. 먼저 일적으로 봤을 때 기획하고 원고 쓰고 진행까지 같이 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한 면만 치우친 게 아니라 다방면의 능력들을 고루고루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된 거 같고요. 또 내가 남에게 힘이 되어주면서도 내가 또 힘을 받을 수 있는 일을 경험하고 있어서 ‘성장할 수 있는 힘’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루디) 저는 ‘그림자’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힘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걸 하면서 얼굴을 안 보고 이야기하니까 엉겁결에 속마음이 나올 때도 있었는데, ‘풀문’을 통해서 많이 위로를 받았거든요. 조금 어두워보일 수 있지만 그래도 제가 많이 드러나는 자리이기도 하고 저와 항상 함께 하는 존재라서 그림자라고 하고 싶습니다.

- 풀문팀의 목표가 있다면?

연출) 올해 초에 문화 카테고리 안에서 1위를 한 번 했었어요. 사실 그 1위를 향해 가는 게 목표인 거 같아요. 순위에 올라가 있는 게 즐거울 때가 있거든요. 사실 1~7위가 가장 많이 보는 프로그램인데, 그 밑은 새로운 유입이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우리도 다시 들어가보고 싶다 그런 목표를 가지고 있죠. 그러기 위해서 다른 문화 콘텐츠를 다루는 팀들과 콜라보를 해보고 싶기도 해요. 

원디) 예전에 풀문팀과 문화 사업팀이 공연 진행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런 식으로 문화를 좀 알릴 수 있는 그런 곳에 많이 섰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풀문을 통해서 정말 문화에 대해서 조금 더 알리고 드러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루디) 제가 작년 2017년 목표로 문화예술 카테고리 2위를 걸었는데 실제로 1위를 한 거예요. 예전에는 좀 소심하게 2위를 했는데, 이번에는 다시 1위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더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에요. 물론 순위가 꼭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만큼 많은 분들이 우리와 소통을 했다라는 이야기니까요.

이야기를 나누는 기쁨과 이를 통해 얻는 위로,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행복까지. 이들이 ‘풀어듣는 문화이야기’라는 팟캐스트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진심으로 즐거워했기 때문일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다양한 문화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풀문팀. 지금으로부터 또 1년이 흘렀을 때, 이들의 자신들이 원하는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있지 않을까. 매주 수요일, 그와 그녀가 전달하는 알차고 풍성한 문화이야기가 당신에게도 보름달의 달빛처럼 스며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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