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 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장면 중 하나는 바로 ‘라디오’를 듣는 장면이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스피커 너머로 들려오는 DJ의 목소리에 누군가는 위로받고, 힘을 얻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나를 다독여주는 목소리를 원하고 있다. 

오늘 인터뷰를 통해 만나볼 사람들은 위로와 힘뿐만 아니라 문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그리고 거기다 웃음은 덤으로 얹어주는 사람들이다. 보름달처럼 꽉 찬 한 시간을 선물하는 그녀들, 그리고 그녀들의 뒤에서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그 남자. 바로 ‘풀어듣는 문화이야기(풀문)’ 팀이다.

PART 1. 두 디제이의 환상의 케미, 수요일 밤 당신의 시간을 가져갑니다. 

( ▶왼쪽부터 장유진(루디), 장혜원(원디), 권기문(연출))

- ‘풀어듣는 문화이야기’를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연출) 네, 안녕하세요. 풀어듣는 문화이야기의 연출을 맡고 있는 권기문입니다. (이하 연출)
루디) 저는 풀어듣는 문화이야기 진행을 맡고 있는 장유진입니다. 반갑습니다. (이하 루디)
원디) 안녕하세요. 풀문 DJ 장혜원입니다. (이하 원디)

연출) 저희가 전에 광고를 위해서 만든 멘트가 있는데, ‘유리감성 ‘루디’와 비글미 ‘원디’의 매력 있는 문화수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문화, 책 등을 재미있게 풀어나가기 위한 문화 팟캐스트이고, 매주 수요일 6시에 방송되고 있습니다. 

루디) 풀어듣는 문화이야기는 콘텐츠에 대한 공감 포인트를 나누는 그런 방송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처음에는 최신 책이나 영화, 음악에 대해서 많이 다뤘는데, 하다보니까 꼭 최근의 콘텐츠가 아니라도 청취자들이 주로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주로 다루게 되더라구요. 주된 청취자가 20~30대들인데 이들과 주로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많이 다루고 있는 거 같아요. 

- ‘풀어듣는 문화이야기’라는 프로그램명이 상당히 인상 깊은데, 어떻게 짓게 됐는지?

연출) 처음에 프로그램 기획을 했을 때 ‘문화’라는 말이 들어가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함께 하는 친구들이랑 문화라는 키워드가 들어가는 걸 마음대로 던져보자 했죠. 그 때 루디가 이걸 가지고 왔어요. 사람들에게 쉽게 인지가 되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 때 딱 줄이니까 풀문, 보름달이라는 의미도 있고 이게 좋을 것 같다 싶었어요.

루디) 사실 저는 이름을 고민할 때 줄임말이 예쁜 걸 만들어야겠다는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팟캐스트가 정말 너무 많잖아요. 그래서 일단 눈에 띄어야 되고 사람들 기억에 남고 입에 붙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러던 중에 문화의 문이 달의 이미지랑 연결이 됐고, 풀어듣는 문화이야기가 나오게 된 거예요.

- 그럼 디제이들의 이름도 프로그램 제목과 연관이 있나요?

루디) 맞아요. 시즌1에 있었던 친구는 쏠디, 저는 루디였는데요. 처음에는 개인의 특징을 살릴까 하다가 ‘프로그램 컨셉으로 가자’ 해서 태양을 뜻하는 쏠디와 달을 뜻하는 루나라고 지었죠. 쏠디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고, 저는 좀 뭐랄까 잔잔한 이런 감성의 캐릭터로 가자고 해서 컨셉을 잡았거든요. 그렇게 시작을 했고 시즌 2 들어갈 때는 굳이 꼭 그 컨셉을 고집할 필요가 있겠느냐 해서 원디라고 이름을 정하게 됐죠.

원디) 제 별명은 사실 그냥 이름에서 따온 거예요. 하하. 고민을 많이 해봤는데 그냥 제 이름으로 하는 게 제일 편하겠더라고요. 그리고 방송 시작할 때 앞에 붙이는 수식어가 ‘비글미 넘치는 온리 원’ 디제이인데요. 그런 부분에서 ‘원디’라는 말도 잘 맞는 거 같아요.

- 팟캐스트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데, ‘문화’를 고른 이유나 계기가 있다면?

연출) 제가 원래 이 분야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어요. 촬영이나 영화를 만들고, 책을 좋아해서 팟캐스트를 하면 언젠가는 도움이 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처음에 모집을 할 때, ‘문화 사색이나 문화 산책 등의 프로그램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좋아하는 사람이 디제이가 됐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었죠. 

원디) 저는 음악학을 전공해서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든 생각이 클래식을 하는 것보다 음악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문화를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1학년 때 있었어요, 그리고 고학년이 됐을 때는 라디오 디제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집에서 혼자 녹음하면서 놀기도 했는데, 이런 것들이 제가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였어요.

루디) 처음에는 그냥 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팟캐스트라는 걸 해보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마침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 팟캐스트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을 하게 됐죠. 그리고 사실 저는 음악이나 영화를 좋아하지만 취향은 좀 좁거든요. 그래서 팟캐스트를 하면서 공부도 더 하고, 내가 느낀 감성 포인트들을 다른 사람도 느끼는지 알아보고 싶어서 지원하게 됐어요.

- 아이템 선정은 어떻게 하게 되나요? 

연출) 일단은 디제이의 의견이 우선적이구요. 그런 것들이 최신 트렌드에 있는 콘텐츠들,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것, 사람들이 많이 접했던 것들을 우선적으로 정하게 되는 거 같아요.

루디) 연출님이 저희 의견을 거의 우선시 해주긴 하는데 저희 둘 다 취향이 비슷한 20대 여성이다 보니까 취향이 편중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연출님이 중심을 잡아주죠. 주제에 이야기 거리를 더해주거나 다룬 주제를 따져봐서 편성을 달리 한다거나 이런 부분에서 연출님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 굉장히 많은 팟캐스트들이 방송을 하고 있는데 그들과는 다른 ‘풀문’만의 장점이 있다면?

연출) 제 주변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두 사람의 목소리’더라고요. 두 디제이가 어떤 콘텐츠에 대해서 재미있게 수다도 떨고 자기의 경험들이나 자기의 생각들을 편하게 이야기해주는 것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루디) 저도 두 디제이의 케미라고 생각을 해요. 방송 초반 후기를 보면 진짜 친한 여자들끼리 카페에서 수다떠는 것을 듣고 있는 것 같다라는 내용이 많았고, 방송을 위해서 만난 사이인데도 원래 친구였냐라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저희가 청취자와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부분들을 잘 골라서 수다스럽게 이야기하는 그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네요.

원디) 사실 문화라고 하면 굉장히 어려울 것 같고, 틀에 잡혀있을 거 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편하게 두 디제이가 케미를 맞춰서 친구끼리 이야기하는 것처럼 하다 보니까 이야기를 편하고 유쾌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데 있어 어려운 점은 없는지?

원디) 저는 크게 진행을 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리포터를 했었는데 그 때 원고를 제가 직접 다 쓰고 5분 정도 방송을 하고 했었거든요. 그 때 직접 대본을 쓰고 방송을 하는 즐거움을 많이 느꼈어요. 그 때 ‘대본도 쓰고 방송까지 하는 게 좋겠다.’라는 생각을 좀 많이 했죠. 

루디) 저는 항상 시간이 아쉬웠던 것 같아요. 저희가 방송을 1시간 안에 맞춰야 하는데, 준비했던 이야기가 너무 많고, 그때그때 생각나는 이야기도 있고, 개인적인 에피소드들도 나올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항상 방송할 때마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갔다는 느낌이 들었고, 방송은 시간 싸움이라는 걸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연출) 사실 팟캐스트를 자발적으로, 좋아서 만들기 시작했지만 수익적인 부분에서 오는 어려움도 무시는 못하는 거 같아요. 녹음실 대여료나 서버료 등을 스스로 부담을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문화업계 쪽에서 저희에게 함께 방송을 해보자고 연락이 와도, 페이가 없거나 장비 대여료를 저희가 부담해야 하는 경우들이 있었어요. 이 작업을 할 때 비용에 큰 가치를 두고 있진 않다고 해도, 아무래도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아쉽고 어렵기도 할 때가 많죠.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풀문팀, 이들이 얼마나 즐겁게 방송에 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즐겁게 방송을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작년 4월부터 시작한 팟캐스트 ‘풀어듣는 문화이야기’는 어떻게 오래도록 청취자들의 곁을 지킬 수 있었을까, 그리고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을까. 다음 주 인터뷰에서 못다한 풀어듣는 문화이야기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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