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묻지마 폭행/살인, 보복운전, 염산테러... 최근 이렇게 이름만 들어도 흉악한 범죄들이 늘어나고, 심지어 불특정 다수를 노리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경찰청이 발표한 '2015 통계연보'에 따르면, 상해나 폭행 등 폭력범죄 37만2000건 중 우발적 범죄 또는 현실 불만 관련 범죄가 14만8000건으로 41.3%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살인이나 살인미수 등 흉악 범죄 건수 역시 975건 가운데 우발적이거나 현실 불만이 원인인 범죄도 403건으로 집계됐다. 즉 10명 중 4명이 홧김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이에 분노범죄에 대한 대책과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영화 '분노' 스틸컷]

분노범죄란 화가 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채 원인 제공자에게 그 분노를 드러내거나, 불특정 다수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는 범죄 행위를 말한다. 이 같은 분노범죄는 작은 시비로 끝이 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폭행, 재물 파손은 물론 흉기, 약물 등을 이용해 인체에 심각한 상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에는 살인에까지 이르고 있어 심각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분노 범죄의 사례를 살펴보면, 먼저 지난 8일 최근 고층 아파트에서 밧줄에 매달려 외벽 보수 작업을 하던 40대 남성 A씨가 추락해 숨졌다. A씨는 다름 아닌 생명줄과도 다름없는 밧줄이 잘려져 추락하게 되었는데, 충격적인 사실은 이 밧줄을 아파트 주민이 고의로 자른 것이었다. 이유는 술을 마시고 잠을 자려고 하는데 A씨가 작업 시 틀어 놓은 음악 소리가 시끄러워 화가 났다는 것. 즉 분노를 참지 못해 생명줄을 자른 것인데, 그의 참지 못한 분노로 인해 아내와 고교 2학년생부터 27개월 된 아이까지 둔 5남매의 가장은 목숨을 잃고 말았다.

또 지난 16일에는 충북 충주에서는 인터넷 서비스가 마음에 안 든다며 인터넷 수리기사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 밖에 도로 위 분노가 원인이 되는 각종 보복운전 사건, 사귀는 연인 또는 헤어진 연인에게 행하는 데이트/이별 폭력 사건 등 분노범죄는 이제 너무나 익숙한 뉴스가 되어 버렸다.

이처럼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 분노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분노범죄는 지인은 물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폭행이나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지면서 언제 어디서 나에게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사회적 불안감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분노 조절 장애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분노범죄는 대책이 없을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분노범죄는 억눌린 분노를 해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노가 자주 느껴지거나 참을 수 없다고 판단되면 정신과 치료나 심리 상담을 적극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신질환은 본인 스스로 깨닫기 쉽지 않기 때문에 가족 등 주변의 관심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사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분노범죄의 대부분은 사회적 박탈감과 자괴감이 평소 꾸준히 쌓인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평소의 감정이 누군가의 행동이나 모습이 도화선이 되어 극단적인 범죄로 표출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반적인 사회 안전망 구축으로 박탈감과 자괴감이 쌓이지 않는 사회 구현도 중요해 보인다.

상해 또는 살인으로까지 번지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분노범죄. 분노범죄는 개인은 물론 가족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할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분노범죄가 이 땅에서 사라져 모두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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