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 디자인 이연선 pro] 문학이야기는 매주 한 편의 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의견을 공유함으로써 독자와 함께 소통하고자 만들어진 콘텐츠로, 책이나 글에 점차 멀어지고 있는 현대인들의 지(知)를 고취시키고자 제작됩니다. 순수한 목적으로 제작되는 콘텐츠인 만큼, 간혹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딸기는 짧은 꼭지에 각각의 팩이나 바구니에 담겨져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본에는 조금 독특하게 딸기를 팔고 있다고 한다. 5cm의 딸기 꼭지와 포장되지 않은 딸기. 이 곳의 딸기는 왜 다른 곳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런 의아함에 점포 주인은 “봄을 즐길 수 있는 도시인들에게 봄을 선물해주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바쁜 일상을 사는,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현대인들에게 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주인. 이곳에서 손님은 손님이 빨리, 많이 물건을 팔아야 하는 존재가 아닌 하나의 ‘사람’이었다.

이 곳은 바로 일본의 ‘구로몬 시장’이다. 사람을 생각하는 이 시장은 17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시장이다. 우리는 평소에 딸기 꼭지의 길이에 대해서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짧은 꼭지라는 일상적인 패턴에서 벗어난 것이 고객의 마음과 발길을 잡았다. 그것이 구로몬 시장이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살아남은 비밀이었다.

우리는 흔히 회사는 전쟁터, 밖은 지옥이라 부를 만큼 매일 같이 ‘생존’을 위해 산다. 하지만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기가 힘들다. 그렇기에 우리는 남들과 다른 생존 전략을 찾고자 노력한다.

여기 전 세계 40여개 국, 150여 개의 전통 시장에서 그 생존 전략을 찾아낸 사람이 있다. 잘 나가던 직업을 그만 두고 1년 동안 세계의 전통시장을 누빈 ‘이랑주’ 작가. 그녀는 “살아남은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과연 대형마트에 밀려 쇠락하고 있는 전통시장과 그럼에도 여전히 전통 시장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 둘의 차이는 아주 사소한‘ 한 끗’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한 끗의 차이를 우리 삶에도 적용한다면 우리에게도 큰 생존전략이 되지 않을까. 그녀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수집한 각 전통시장의 생존 비밀은 <살아있는 것들의 비밀> 속에 담겨 있다. 무한 경쟁 사회 속에서 매일 생존을 고민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쩌면 꼭 필요한 책은 아닐까. 이 책 속에서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남들과는 다른 ‘한 끗’의 차이를 꼭 찾아보길 바란다. 5cm의 딸기 꼭지가 이 시장의 비밀이었듯, 당신에게도 사소하지만 아주 강력한 당신만의 무기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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