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범죄자를 검거하기 위해 수사 당국은 다양한 방식을 연구한다. 특히 강력범과 지능형 범죄 등의 경우 검거에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수사 방식의 시도가 필요하다. 때문에 실전에서는 영화에서나 볼 듯 한 수사 방식이 활용되기도 하는데, 최근 경찰이 여장을 통해 마약사범을 검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8일 경기도 안양만안경찰서는 여장을 통해 마약사범을 검거한 형사과 형사2팀 소속의 우정훈(32)경장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우 경장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마약사범을 무려 5명 입건했다. 특이 이날 역시 여장을 하고 마약사범 수사에 나선 우 경장은 스마트폰 채팅 앱으로 성매매할 여성을 찾던 마약사범을 검거했고 경찰은 A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실제 여장한 우정훈 경장 [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

과연 마약 사범의 검거를 위해 우 경장이 여장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앞서 경찰은 지난 2월 마약 투약자들이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성관계를 할 대상을 구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그렇게 경찰이 실제 앱을 통해 확인을 해보니 마약을 뜻하는 은어와 성관계할 대상자를 찾는 글이 많았다. 따라서 이 채팅 앱을 이용해 마약사범과 접촉해 검거할 계획을 마련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묘수는 곧 난항에 부딪혔다. 채팅 앱을 통해 여성인 척 마약사범에 접근하는 것은 쉬웠지만 이들이 인근에 자리를 잡고 있다가 실제로 여성이 왔는지 확인하는 치밀함을 보였기 때문에 검거로는 이어지지 않았던 것. 이에 경찰은 눈앞에서 마약 사범을 놓치는 상황이 되풀이 되자 여성 경찰관을 현장에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여경이 형사과 전체에 1명 뿐이라 마약사범과 홀로 맞서야 하는 위험이 있었다.

이때 우 경장이 구세주처럼 등장했다. 그는 키 170㎝, 몸무게 62㎏의 가냘픈 체격이라 여장이 가능했고, 우슈3단의 무도인이기 때문에 혼자 마약사범과 맞서도 제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 경장은 마약사범 검거를 위해 여장을 감행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여성용 속옷과 블라우스, 짧은 미니스커트에 스타킹에 하이힐도 신었고 긴 웨이브 머리 모양의 가발까지 착용했다. 그리고 주변 경찰관들은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영장을 하고 나타난 우 경장은 영락없는 여자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 경장은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접근한 마약사범과 실제 접선할 수 있었다. 성매매할 여성인 줄 알고 우 경장에게 접근했던 이들은 모두 한 방에 제압당했고 5개월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무려 5명의 마약 사범을 검거할 수 있었다. 우 경장은 자신의 활약에 대해 "처음엔 여장을 한다는 게 부끄러웠는데 동료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더무 뜨겁고 응원도 많이 해줘서 용기를 내게 됐다"고 전했다.

범죄의 수법은 날로 다양해지고 기발해지고 있다. 때문에 수사 당국의 수사 방식 역시 매일같이 연구되고 발전 되어야 한다. 작은 아이디어라도 간과 하지 않고 가능성이 있다면 적극 도입해 많은 범죄 수사에 활용되기를 바란다. 범죄에 대한 검거와 처벌은 곧 범죄 예방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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